NH투자증권, 미매각 물량 전량 인수

한온시스템 공조시스템 이미지 / 사진=한온시스템 제공
한온시스템 공조시스템 이미지 / 사진=한온시스템 제공

자동차 공조부품 전문기업 한온시스템(Hanon Systems)이 총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매각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온시스템(이하 ‘한온’)은 전기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이자 상장된 중견기업으로 우량채로 분류되는 신용등급은 AA로 분류되어 있었지만,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얼어붙은 채권 시장의 여파를 맞은 셈이다.

지난 10월 19일 한온시스템은 3,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50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는게 그쳤다.

3년물 2,500억 원 5년물 500억 원의 트렌치(Trenche)를 구성해 자금조달에 나섰으나, 3년물 300억 원, 5년물 200억 원의 투자 수요만을 받았다.

원래 9월 말 수요예측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채권 시장의 악화로 1달 가량 일정을 미뤘지만 금융시장의 ‘한파’가 길어진 영향이 고스란히 이어졌다.

다만, AA-의 신용등급을 앞세운 한온이 참패를 겪은 것은 이례적이란 평이다.

AA급 기업들은 대부분 무난하게 자금조달에 성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온의 크레딧 리스크(Credit Risk)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온은 2022년 6월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강등됐다.

지난 2019년 마그나인터내셔널 유압제어사업부(E&FP) 인수합병(M&A) 이후 전반적인 재무부담이 늘어났고 2022년 물류대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완성차업계의 생산일정이 연기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크레딧 리스크는 한온시스템 개별민평에도 나타났다.

2022년 10월 14일 기준 한온시스템의 개별민평은 3년물 5.45%, 5년물 5.55%로 AA-등급민평인 3년물 5.35%, 5년물 5.44%보다 동일듭급 대비 10bp 수준의 가산금리가 붙고 있다.

한온시스템의 순차입금은 지난 2017년 말 1,821억 원 수준에서 2022년 상반기 말 경 2조 7.248억 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02.8%에서 241.9%로 차입금은 18.4%에서 43.1%로 상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선 것은 자신감이 아니라 자금상황이 급박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제조업계에서는 한온시스템의 계약조건이 나빠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총 2,500억 원 규모의 한온시스템 회사채 미매각 물량은 단독으로 대표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이 전량을 떠맡게 됐다.

결정금리는 3년물과 5년물 모두 개별민평금리 대비 70bp를 가산한다.

당초에 한온은 개별민평금리 대비 ±60bp를 가산한 범위를 희망금리밴드로 제시했지만 대규모 미매각에 NH투자증권이 협조적인 금리로 발행한 셈이 됐다.

지난 2016년 첫 회사채 공모에 나선 한온은 NH투자증권을 매번 단독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왔다.

매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을 기록했지만 이번에 첫 미매각을 기록하게 됐다.

한온시스템은 이번 조달자금 전액을 물품대금 결제에 사용할 계획이다.

10월 말과 11월 초에 걸쳐 현대모비스 45억원, 콘티넨탈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 77억 등 1,000억원 규모의 물품대금 결제 만기가 도래한다.

나머지 2,000억원은 오는 12월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물품대금에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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