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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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외자가 신흥시장으로 다시 빠져나가는 추세이다. 11월 중국 증시로 유입된 외국인의 월별 증가 폭이 올해 들어가장 컸다.

지난 14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달 신흥시장으로 빠져나간 외국인은 202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1월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의 신흥시장 투자 포트폴리오가 374억 달러 늘어난 가운데 고정수익 부문 투자가 144억 달러를 유치해 올해 들어 가장 강력한 월간 자금 유입 기록을 세웠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에 256억달러의 외자가 유입됐고, 중남미가 3월 이후 가장 많은 약 82억달러, 유럽 신흥시장이 32억달러 유입됐다.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은 3월 이후 처음으로 4억 달러를 유치했다.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신흥시장은2022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아이샤레스 MSCI 신흥시장 ETF(EEM)는 지난 1월 이후 20% 넘게 하락했다. 자금 환류와 함께 IIF는 2023년 신흥 시장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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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국 증시로 빠져나간 돈은 85억 달러에 이른다. IIF 경제학자 조나단 포턴(Jonathan Fortun)은 올해 들어 중국증시에서 외국인의 월간 증가 폭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채권시장에서는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이달 초 중국의 방역 정책이 대폭 조정되면서 자금은 계속 중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중국 증시는 올 전기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방역 조치가 완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싼값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12% 하락했으나 11월 9% 가까이 올랐고, 홍콩 증시는 2022년 현재까지 17% 하락했지만, 지난달에만 27% 상승했다. 달러 표시 중국 MSCI 지수는 11월 30% 가까이 올랐다.

인도 증시의 올해 실적도 눈부시다. 전 세계 증시가 18% 하락한 가운데 인도 NSE 니프티 50지수는 7% 넘게 올랐다. 인도 국립증권예탁결제원(NSDL)에 따르면 11월 외국인 투자조합(FPI)은 인도 주식을 3623억8000만 루피(약 44억달러) 사들였다. 

인도의 금융서비스 주는 1420억5000만 루피로 가장 많았고, 패스트푸드(395억6000만루피), 정보기술(385억9000만루피), 자동차·자동차부품(305억1000만루피) 순이었다. 

분석가들은 인도의 유리한 재정 정책, 더 나은 성장 전망, 그리고 인플레이션 완화로 인해 인도 주식에 대한 외국인들의관심이 계속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인도 증시의 과대평가에 따른 도전은 시장의 열기를 꺾어 내년에 모멘텀을 잃을 수도 있다. 내년 인도 루피화 실적은 신흥시장 통화의 대부분을 빼앗기고, 이 나라 채권은 글로벌 주요 지수에 편입되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가들은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인도 증시가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비싼 만큼 내년에 중국과 한국 뒤로 미끄러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국 제프리의 악샤트 아가월(Akshat Agarwal) 금융 그룹 애널리스트는 이달 보고서에서 과대 평가된가치 때문에 "우리는 인도 증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이렌 다사니(Hiren Dasani)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이사장은 인도가 지난 18개월 동안 "매우 좋은 성과를 냈다"며 "내년 세계 경제 성장과 투자 정서가 다소 회복되면 6~12개월 안에 이미 시장 중 일부가 인도보다 더 잘 팔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대륙의 주식 시장은 올해 비교적 좋은 성과를 보였다. 유로스톡스 50지수는 올해 들어 9.6% 떨어져 S&P500지수가 17.8%, MSCI 신흥시장지수가 21% 하락한 것에 비해 낙폭이 완만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투자전략 책임자인 카림 체디드(Karim Chedid)는 유럽 증시가 올해 유로화 약세로 수출주도형 기업들을 부양해 유로스톡스50 지수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유럽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어둡고, 특히 지난해 유럽 대륙에 몰려든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유럽 대륙 투자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블랙록의 카림 체디드(Karim Chedid)는 유럽 주식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저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 지역에 대한 시각이 더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포춘 매니지먼트사 7IM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피터 슬립(Karim Chedid)은 "유럽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가까워 국제 투자자들이 피해 갔다. 고유가의 영향과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서비스회사 베타파이(VettaFi)의 토드 로젠블루스(Todd Rosenbluth) 리서치 디렉터는 글로벌 경제난으로 미국투자자들이 자국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며 유럽 경기침체가 미국보다 더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시장 밖에서는 신흥시장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더 높다.

상하이(중국)= 오수민 기자 ohsm@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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