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구경 한 번 와 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 장터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화개장터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전남 구례군과 경상남도 하동군이 마주보고 있는 교류지점입니다. 

가수 조영남의 구수한 노래와 노랫말이 담긴 "화개장터"는 "영.호남 화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시골장터"입니다. 

실제로 벚꽃 철 섬진강변을 따라 화개장터에 꽃구경을 가보기라도 하면 그곳 상인들과 손님들은 전라도 사람들과 경상도 사람이 한데 섞여있습니다. 

지역 감정이나 대립이 전혀없는 정답게 서로의 사투리를 나누는 곳으로 유명한 시장입니다. 

지금의 화개장터는 어느 덧 관광지가 되어 볼 것도 많고 영.호남 화합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화개장터는 과거에서부터 전해 내려 온 시장이 아니랍니다. 

본래의 화개장터는 6.25전쟁 이후 쇠퇴해서 옛 모습을 거의잃었고 1990년대 까지만 하여도 시골의 작은 동네 5일장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그후 가수 조영남씨의 "화개장터" 노래가 인기를 모으면서 2001년 대대적인 시장공사를 거치면서 오늘 날의 화개장터가 된 것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2014년 11월27일 화개장터의 대장간과 약재상 상가 쪽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무려 1억9천만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41개점포가 모두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다시 2015년 4월에 복구 작업을 마치고 재 개장을 하였습니다. 재 개장 후 화개장터 시장은 더욱 깔끔해졌고 관광객들과 상인들 손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화개장터를 재 개장할 때 하동군은 상가 입주조건이 지역 주민들에게 우선 입점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두었기 때문에 전라도 상인들은 상가를 비워주고 나가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따라서 영.호남의 상징적 의미는 퇴색될 위기에 놓여있었지만 다시 상가 정비 사업을 벌여서 호남지역 상인들에게도 일부 입주를 허가하여 2016년 4월에 재 개장을 하였습니다. 

인근 지역에 벚꽃 관광지로 유명한 쌍계사와 하동 야생차 박물관이 있습니다. 

섬진강변을 따라 펼쳐지는 벚꽃 길은 관광객들의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영남과 호남 화합의 상징이었던 화개장터가 2023년인 내년부터 하동군 지역주민들만 입점이 가능하다는 방침에 따라 화개장터의 화합의 상징은 역사앞에 사라질 예정에 있습니다. 

하동군의 호남 상인 배제논란이 있는 가운데 하동군에 주민등록을 두어야만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닌까 앞 마을 구례사람들도 장사를 하려면 하동군으로 주민등록을 옮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동군청은 상가 자체가 군 소유물이라 상가 입점자를 형평의 원칙에 따라 추첨제로 바꾸면서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기존 상인들에게 입점 우선권을 주었더니 다른 상인들의 반발과 민원이 빗발쳤고 그렇다고 호남 상인들에게 자리를 보존 해 주면 특혜 논란이 있어 문제라는 것입니다. 

하동군청 담당 공무원에 따르면 그동안 영.호남 상인들간에 서로 사이가 안 좋은 것으로 알고있다며 이에 호남 상인들이 나가버리는 불상사가 생기고 호남 상인은 현재 3개점포만 남아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이마저도 내년부터는 하동 군민만 신청할 수가 있어 가수 조영남 씨의 화개장터는 노랫말이 무색해 질 전망입니다. 

이 노래는 가수 조영남씨의 고향이 휴전선 이북 황해도가 고향이라 남.북 분단의 아픔과 지역감정의 대립등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지역 감정으로 갈라서기 시작한 경상도와 전라도의 "화합이라는 뜻"을 가지고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가수 조영남의 바램과 노랫말처럼 서로 화합을 잘 이루고 사이좋게 지내오던 상인들간에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 지역감정이 싹트고 화개장터의 의미는 이제 상실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가수 조영남의 화개장터 노래는 30년의 세월이 흘렀고 아직까지도 많이 불리워지는 노래이며 대표곡중에 하나입니다. 

이 노래가 영.호남 화합이 끊긴 상태에서 공중파 방송에서 다시 듣기는 필자의 느낌상 어려울 것 으로 예상됩니다. 

해외에 나가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모두가 반기며 살던 고향을 물어보며 반가움을 표시합니다. 

그러나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 정치인들이 자기들의 유익을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한 결과 그 피해는 고스란이 우리 국민들의 피해로 돌아왔고 그것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고질병으로 영원히 해결 할 수 없는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필자는 어제의 글에서 자랑스런 대한민국과 한국인에 대한 칼럼을 올려 드렸습니다. 

칼럼을 읽으신 많은 독자분들께서 한국인에 대한 양심과 정직함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뿌듯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화개장터의 호남상인 입점불가의 소식은 그 지역의 갈등과 지역 감정은 더욱더 심화될 것입니다. 

이 생각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이에 구례군수와 하동군수는 이 문제 해법을 풀기 위하여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할 것입니다. 

화개장터는 두 지역 상인들의 장사의 문제를 떠나 영.호남 화합의 상징성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양 지역의 군 의회 의원들이 앞장서서 서로 상생의 방법을 모색하고 지역 군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의 사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하면 지역 감정을 없애고 두 지역이 화합하고 사이좋게 지낼 수있는 실천계획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필자의 생각으로 두 지역의 군수가 만나 양 지역의 젊은 처자들이 영.호남 화합의 상징으로 서로 결혼을 하게되면 다양한 혜택을 주고 양 지역 마을 주민들에게 사돈을 맺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구례군 각 마을과 하동군 각 마을간의 자매결연을 맺게하고 같은 편으로 구성된 체육대회나 줄다리기등의 게임을 통하여 경쟁구도가 아닌 화합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방편일 것입니다. 

금번위기의 화개장터를 예전보다 더욱 더 영.호남 화합의 장터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양 지역의 군수는 서로 마음을 열고 현명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형권 칼럼니스트 leehyung@nvp.co.kr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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