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의 선배 김지선 인터뷰

사진=케이매거진 제공.
사진=케이매거진 제공.

추운 겨울이 다가올 때면 사람들은 늘 따뜻한 것을 찾는다.

붕어빵, 호떡, 어묵, 따뜻한 커피…, 그리고 웃음. 비바청춘’부터 시작된 그녀의 청춘은 웃음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개그우먼 김지선의 웃음소리는 정말이지 호탕했는데, 그녀의 이야기는 성숙함 그 자체였다.

'김지선'의 긍정에너지는 올 가을, 다가올 추위에 대비하기 충분했다. 

인터뷰에 앞서, K매거진 구독자들에게 인사를 부탁했다. 그녀는 특유의 웃음과 함께 반갑습니다. 구독자 여러분!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내고 있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개그우먼 김지선입니다. 라는 인사로 인터뷰의 시작을 열었다.

최근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출연이 많은 화제를 끌었다. 

주변에서 많이 이야기를 하곤 하신다. 그 전 주 시청률이 5.1%였는데, 출연 후 시청률이 6.9%로 올랐다고 하더라. 고맙다는 말도 들었지만, 사실 감사하다.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실 줄 몰랐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1. 다른 이야기 보다 개그우먼 김지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개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 학교에서 비바 청춘이라는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었다. 그러다가 KBS에서 연말에 전국적으로 잘했던 친구들, 튀었던 친구들을 모아 출연했었다. 당시 출연했던 친구들이 유재석, 정선희, 최승경 등등 다들 너무 잘하고 훌륭한 친구들이었다. 류승룡도 비바 청춘 출신인 걸로 알고 있다. 워낙 출연자들도 많고 하다보니까 그 프로그램 출신들이 많더라. 재주꾼들이 많이 나왔다. 담당하시는 피디 선생님도 눈 여겨 보았던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더라.

2. 성대모사의 달인이다. 못하는 게 없더라. 목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데 비결이 있는지 궁금하다.

- 고등학교 때 선도부를 하면서 성대모사를 했는데, 교장 선생님 눈에 띌 정도로 잘했다. 애국조회 때 올라가서 성대모사를 했다. 김대중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흉내를 잘냈다. 북한 사투리도 그냥 하다 보니 흉내를 잘 내게 되더라. 내가 목이 되게 약한 편이다. 재능적인 면으로 잘 하게 된 것 같다. 부모님께도 감사할 다름이다. 내가 개그를 하겠다고 했을 때, 한 번 해보라고 밀어주셨다.

3. 네 명의 아이를 둔 엄마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몸매관리와 피부 관리에 철저하신 것 같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건강은 어떻게 챙기는지?

-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시간이 없으니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운동을 했다. 접이식 사이클로 운동을 했다. 욕실에다가 놓고 거울 보면서 탔다. 한 시간을 막 탔다. 그럼 애들이 자니까 방해할 사람이 없더라. 그 시간 아니고서는 도저히 운동을 할 수가 없더라. 아이들 키우면서는 정말 부지런하게 살았다.

4. 긴 시간 동안 일을 하고, 육아와 가정까지 돌보는 슈퍼우먼이신데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 그 때는 많이 울었다. 그냥 울었다. 한 10년을 울면서 살았다. 토, 일 지나고 월요일 아침에 매니저가 “누나 주말 잘 쉬셨어요?” 그 말이 꼭 나를 놀리는 것 같았다. 그게 야속했다. 말마따나 일하러 가는 게 쉬러 가는 거 였다. 아기 아빠가 나를 많이 달래주었다. 애들이 우리랑 놀아주는 것도 금방 지나갈 거라고, 근데 그게 정말이더라. 이제 막내가 중학교 1학년이다.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까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5. 20,30 대의 김지선에게 지금의 김지선이 해주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 '생각하고 낳아라', ‘계획 하고 낳아라’ 하하. 정말 계획 없이 넷이 생겼다. 정말 행복하다. 근데 살아보니까 나의 20대, 30대가 보이는 거더라. 내가 만약에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의 50대를 살아보지 않았으니 다시 돌아가는 거 같다. 상미 언니가 그 이야기를 하더라 ‘오늘 보고 있는 아이가 내일 볼 수 있는 아이나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요즘은 갑자기 그런 일들이 많이 생기지 않나. 남편이나 아이들이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그 하루하루가 마치 마지막인 날인 것처럼 살면 진짜 사람일이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그 때의 나에게도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라고 말하고 싶다.  

6. 마지막으로, 구독자 분들과 ‘김지선’을 보며 개그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그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버티면 된다고. 맨 처음 인사도 그랬지만, 잘 버텨왔고 앞으로도 잘 버티면 좋겠다. 버티다 보면 나중에는 훗일을 하는 사람이 되는 거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 유무를 떠나서 묵묵하게 그 자리를 지키면서 버티는 게 성공하는 자세가 아닐까 싶다. 연예계도 그렇다.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는 순간들도 있다. 그런데 끝까지 확! 튀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결국 최종 승자더라. 그러니 우리도 잘 버텨내면 좋겠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케이매거진 11월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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