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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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운은 입춘을 맞이하면서 소식이 살그머니 다가오고 있다. 봄을 세운다는 입춘(立春)을 시작으로 봄기운이 피어오른다.

우수(雨水)와 경칩(驚蟄)이 지나면 대동강물이 풀린다고 하여 완연한 봄을 느끼게 된다.

오는 3월 5일(토)은 24절기 중 3번째 절기인 경칩(驚蟄)이다. 날씨가 따뜻해져 땅속에 들어가서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 등이 꿈틀거리며 칩거에서 깨어난다.

한서(漢書)에는 열 계(啓)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자를 결합해서 계칩(啓蟄)이라고 기록되었는데, 후에 한(漢) 무제(武帝)의 이름인 계(啓)를 피휘(避諱)하여 놀랠 경(驚)자를 써서 경칩(驚蟄)이라 하였다.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 핼 볼랜드는 “겨울은 영원하지 않고 봄은 자기 차례를 건너뛰지 않는다”고 했다.

양춘방래(陽春方來) 혹은 양춘화기(陽春和氣) 한자성어가 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은 항상 온기를 느끼게 하는 따뜻한 기운을 받게 한다. 어는 시인은 세상의 어떤 말로도 봄이 내뿜는 바로 그 숨결의 향기를 형용할 수 없다고 노래했다. 생동의 계절 봄을 맞으면서 한번쯤 누구나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라고 자신에게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면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게 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인생의 의미를 말하면서 유생무생(有生無生)을 이야기 하였다.인생의 의미에 대한 절실한 고민이 없으면 살아있어도 살아 있지 않다는 인생을 지칭하는 말이다.

유생무생(有生無生) 에 대한 다산의 정의는 이렇다.

'마음을 다스리고 본성을 기르는 일을 그저 한가로운 사람들의 일이라고 제쳐두거나(治心養性邊事目之爲閑事), 책을 읽고 세상의 이치를 따져보는 일을 옛날이야기 정도로만 여기거나(書窮理 指爲古談), 세상에서 가장 경박한 사람이라면(世有一等輕薄男子) 살아 있어도 죽은 인생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정신 수양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따지며 천박하지 않으려는 품격을 유지하라는 주문이다. 그게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바른 삶‘이라고 정의하였다.

경칩은 만물이 약동하며 새로운 생명이 생기며 동면하던 동물이 땅속에서 깨어남을 뜻한다. 새로운 기운이 돌아오니 우리도 잠에서 깨어 나야한다. 경칩과 같이 다가오는 봄은 세 가지 밝은 요소를 지닌다고 한다. 생명(生命), 희망(希望), 한희(歡喜) 그 자체다.

결국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유생무생(有生無生)이 아니고 유생유생(有生有生)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살아있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자신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그것이 바로 행복이기에.

이상기 한중지역경제협회 회장 sgrh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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