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세계 최대 가스 매장량 보유
가스 수출국 포럼에서 ‘인프라 투자’ 역설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지역 지역 간 인프라 투자 필요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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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유럽연합(EU)가스 수요의 40%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서방세계에 대한 지렛대의 일부로 여겨지는 가스 공급을 완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유럽 국가들은 황급히 비상 공급망을 찾기 위해 이미 시동을 걸었다. 아프리카 국가가 러시아 가스를 대체하여 유럽에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공급용량이 문제가 아닌 인프라 부족이다. 실제로 막대한 가스 매장량을 가진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인프라 프로젝트를 건설하기 위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 “미국은 이미 카타르와 러시아 대신 EU에 가스를 공급하는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유럽에 대한 대규모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장기 계약뿐만 아니라 “가스 인프라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난주 카타르에서 열린 가스 수출국 포럼에서도 중동과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러시아 가스 제재가 발생할 경우 유럽에 상당량의 대체 가스를 공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이 새로운 에너지 시장 확보를 위해 노력함에 따라 가스 판매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아프리카에서 6번째 가스 매장국가로 약 57조 입방피트(16억 입방미터)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프리카 최대 가스 생산국인 나이지리라도 비슷한 계획을 갖고 있다. 티미프레 실바 나이지리아 석유담당 차관보는 이날 도하에서 열린 가스 수출국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하라 횡단 송유관인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우리 가스를 알제리를 경유 유럽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알제리와 니제르 공화국과의 MOU 체결로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시작된 614km(381.5마일) 길이의 사하라 횡단 가스 파이프라인의 건설이 진행 중이어서 힘을 얻고 있다. 1970년대 이후 보류된 이 송유관이 언제 완공될지는 아직 공식 언급이 없지만 나이지리아 북부를 거쳐 니제르와 알제리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그러나 유럽이 가스 장기 공급국가인 러시아에 맞서 싸우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천연가스로 대체하려는 것은 적절한 미봉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에너지 전문가들은 “가스 인프라 투자 부족이 비교적 양호한 북아프리카와 달리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가스 인프라 구축은 매우 낙후되어 있다”고 평가한다.

아프리카 최대의 천연가스 수출국인 알제리의 마그레브-유럽 가스관은 모로코를 통해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천연가스를 운반하고, 메드가즈 파이프라인은 알제리에서 직접 스페인으로 연결한다. 전문가들은 알제리가 2020년 스페인에 90억 입방피트(2억5500만 입방미터)의 가스를 수출하였지만 그 전까지 연간 최대 170억 입방피트(4억8100만 입방미터)의 가스를 수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감소는 알제리와 모로코와의 관계 악화로 가스 생산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알제리는 스페인에 가스를 직접 수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3조5000억 입방피트(3820억 입방미터)의 검증된 가스 매장량을 가진 앙골라는 최근 5년간 기술과 운영상의 문제와 함께 업스트림 투자와 인센티브 부족 등으로 석유와 가스 생산량이 급감했다.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유럽으로의 접근을 개방하기 위해서는 지역 간 및 대륙 간 가스 공급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기 위한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긴급한 상황에서 유럽을 위한 준비된 대안이 되기 위해 먼저 고쳐야 한다는 다른 실존적 문제들도 있다.

모잠비크는 약 100조 입방피트(2조8000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 전체 매장량의 약 1%를 차지한다. 그러나 탄자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가스 유전이 풍부한 북부 모잠비카 주 카보 델가도에서 계속되는 무장 봉기는 이미 계획한 500억 달러 프로젝트 실행에 대한 진척을 방해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석유가 풍부한 니제르 델타 지역의 경우도 현지 치안 상태 불안정으로 석유와 가스 탐사에 영향을 미쳤다.

아프리카 여러 지역에서 무장단체의 안보 위협이 가스 인프라 구축에 걸림돌이 되고 있고, 현지 치안 불안이 공급 지연과 공급 불안정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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