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영공과 착륙 불허 '맞불'제재... 항공사 노선 변경 불가피
코로나에 이어 항공사 운영에 막대한 손실 끼칠 전망
글로벌 관광산업에도 피해 줄 전망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영국의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영국 항공사의 자국 공항과 영공 출입을 금지했다. 이에 영국을 비롯하여 폴란드와 체코 등 기타 유럽국가들까지 자국 영공에서 러시아 항공사의 자국 영공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세계 항공산업의 충격이 커질 전망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항공 분석기업 시리움(Cirium)롭 모리스 수석 컨설턴트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이 "코로나19의 충격에 이어 유럽의 취약한 항공사의 회복을 방해할 중요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중동 알자지라 뉴스가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영국에 이어 유럽 2개국이 추가로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을 금지하고 유럽연합(EU)이 항공기 부품 러시아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재 악순환이 확산됐다. 유럽 각국들은 상호 영공 사용 및 공항 착륙권을 둘러싼 값비싼 제재 전쟁에 빠져들게 되었다. 

러시아 항공사인 S7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에 가해진 제재를 거론하며 유럽행 항공편을 모두 중단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우크라이나, 몰도바, 벨라루스의 일부와 러시아 남부 지역의 영공이 폐쇄되어 항공사들은 더 좁은 범위의 경로선택권을 갖게 되었다. 일본항공은 이미 지난 17일 안전 위험 가능성을 이유로 모스크바행 항공편을 취소했다. 델타항공은 러시아 아에로플로트로사와의 코드쉐어링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많은 다국적 항공사들은 러시아를 중간 기착지이자 동서양 환승 통로로 이용하고 있다. 다국적 항공사들은 미소 냉전으로  알래스카 앵커리지 공항이 제트기의 연료 재급유 허브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앵커리지의 용량과 기착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에 유럽과 러시아간 상호 영공 제한으로 항공편 소요 시간이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유엔 항공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이사회도 금요일(25일) 회의에서 이 분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원유가격이 계속 오르거나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상호 영공 사용권이 제한될 경우 비행 거리 조정으로 "상당수 항공사들의 이익과 현금흐름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럽 항공사들이 장기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한 미국은 항공기 부품을 포함한 대러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우르술라 폰 데르 레옌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EU도 러시아에 대한 항공 부품 수출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릭 패닝 미국 항공우주산업협회 회장은 "제재와 수출 통제 활동이 상업용 항공기의 비행안전 유지 필요성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세계항공산업과 관광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줄 전망이다. 

분석기관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사는 980대의 항공기를 운항 중이며 이 중 777대는 임대하고 있다. 러시아도 항공기 운항 중단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515개가 해외에서 임대되고 있는데  임대 시가 추정액이 100억 달러(약 11조 9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러시아 역시 막대한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