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드 데이터(AidData), 4년 동안 대규모 데이터 기반으로 연구 보고서 발표
G7이 제안한 ‘B3W’가 대안이 될 수도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带一路, China’s Belt and Road Initiative)가 참여국들의 반발과 채무 증가로 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미국 버지니아 윌리엄 앤 메리 대학(College of William & Mary) 산하 연구기관 ‘에이드 데이터(AidData)’는 과거 4년 동안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13년에 내놓은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해외에서 중대한 도전과 반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연구 보고서 작성자 중 한 명인 브래드 팍스는 “과도한 가격 책정, 부패, 부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중저소득 국가의 많은 정책 입안자가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를 포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이드 데이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115억 8천만 달러(약 13조 7512억 원) 규모의 각종 프로젝트를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카자흐스탄과 볼리비아는 각각 15억 달러, 10억 달러 이상의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이에 관해 중국 외교부는 “모든 부채가 지속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많은 참여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자국 경제 발전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 관계자는 “일대일로의 전반적인 원칙은 합리적”이라며 “이 원칙을 어떻게 실제 운영으로 전환하느냐가 우리가 지지하는 높은 국제표준”이라고 표시했다.
에이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8년 동안 165개 국가를 대상으로 1만 3427건의 프로젝트에 8430억 달러를 지원했다. 2013~2017년 기간 중국이 개발도상국에 공여한 개발 원조는 미국의 370억 달러에 2배 이상인 850억 달러다.
이에 대해 브래드 팍스는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 반중 정서 확산 등 주요 여론 변화로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져 갈수록 많은 국가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취소한다”면서 “카자흐스탄, 코스타리카, 카메룬 등 국가에서 일대일로 참여를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신용 위험도도 높아지면서 일대일로에 참여한 많은 중저소득 국가의 중국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었고, 일대일로 프로젝트 35%가 부패, 노동 위반, 환경오염, 반중 시위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올해 6월 주요 7개국(G7) 정상이 영국 런던에서 제시한 인프라 투자 구상 ‘더 나은 세계 재건(B3W, Build Back Better World)’이 일대일로를 대체할 방안으로 주목을 끈다. B3W는 중저소득 개발도상국이 2035년까지 약 40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브래드 팍스는 “B3W는 인프라 자금 조달 시장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일부 실속 없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