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25.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21.4.25.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공원에 마실 갔다가, 업무차 연천군 청산면 방문길에 만난, 그리고 일 보고 오는 길에 찾은 대전 한밭식물원에서 만난 등나무들...

정명이 ‘등나무’이고 이명으로 Japanese wisteria, 多花紫藤, 참등으로도 불린다. 콩과/등속 낙엽 활엽 덩굴성 나무로 일본 원산으로 알려져 있으나 천연기념물 제254호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의 등나무 나이가 700~900년임을 들어 한국 원산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부산 금정산의 천연기념물 제176호. 범어사 옆을 흐르는 계곡에 500여 그루가 무리로 숲을 이룬 자생 군락지가 있다. 5월이면 계곡을 화사하게 물들이며 피어난 보랏빛 등꽃이 계곡에 구름처럼 무리를 이루어 등운곡(藤雲谷)이라 불린다.

21.5.6.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
21.5.6.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

제 홀로 서지 못하고 남의 몸을 타고 오르는 덩굴식물이나 봄의 절정에 진한 향기를 내뿜으며 보랏빛 등꽃을 피워 올리고 여름엔 푸른 그늘을 만들어 교정, 공원을 낭만의 장소로 만들어 추억을 가꾸게 하는 멋진 나무다.

등나무에 열리는 꽃을 말려서 원앙베개에 넣으면 금실이 좋아지고 등나무 잎을 삶은 물을 마시면 애정이 깊어진다는 민속 이야기가 전해온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대립과 모순으로 뒤엉켜 버린 상황을 뜻하는 갈등(葛藤)의 갈(葛)은 칡을 의미하며, 등(藤)은 등나무를 의미한다. 칡은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간다.

21.5.6.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
21.5.6.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

신라시대 전설로 내려오는 애틋한 이야기가 있다. 자매가 살고 있었다. 자매가 이웃에 사는 한 화랑을 남몰래 짝사랑하다 둘이 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갈등을 겪다가 연못에 몸을 던졌고, 죽어서 두 몸이 칭칭 얽힌 등나무가 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화랑이 같은 연못에 몸을 던져 팽나무가 되었고, 그 후로 등나무는 팽나무를 감고 자란다고 한다.

꽃말은 ‘환영’, ‘사랑에 취하다’. 속명 'Wisteria'는 18세기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교수였던 ‘Caspar Wistar ‘(1761-1818)의 이름에서, ,종소명 'floribunda'는 꽃이 많이 핀다는 뜻에서 각각 유래했다.

21.4.25.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21.4.25.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꽃은 5월에 잎과 같이 피고, 아래쪽으로 처진 모양의 보라색 또는 하얀색의 꽃이 새로운 가지 끝에 길이 30-40㎝ 크기 총상꽃차례로 피어난다. 마치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린 것 같아 장관을 이룬다. 마치 초롱불을 아래로 길게 켜 놓은 것처럼 이쁘다. 꽃대 축에는 흰털이 빽빽하게 난다.

잎은 어긋나기로 소엽은 13~19개이며 계란형의 타원이다. 양면에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지며, 작은 잎자루는 길이 4-5mm로서 털이 있다. 잎 위쪽은 진한 녹색이고 광택이 있다. 가지는 덩굴이 되어 길게 뻗어 10m 이상으로 자란다. 줄기는 오른쪽으로 감기고 처음에는 갈색 털이 밀생하나 차츰 없어지며 회백색으로 된다. 일년생가지는 얇은 막으로 덮여 있다.

20.9.17. 대전 한밭수목원
20.9.17. 대전 한밭수목원

열매는 협과로 길이 10-15cm이고 한여름에 커다란 열매가 매달린 모습이 아주 멋스럽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9월에 익어 1월까지 그대로 달려 있다. 꽃과 열매는 식용하기도 한다. 염료 식물로 이용할 수 있다. 적은 양으로도 염색되는 좋은 염료 식물이다.

성장이 빠르고 부식질이 많은 비옥한 계곡이나 산기슭에서 잘 자라고 번성한다. 내한성이 강하며 건조 척박한 곳일지라도 생장이 양호하고 바닷가나 공해가 있는 곳에서도 잘 견딘다. 종자로 심는 실생, 삽목과 휘묻이 등 무성생식으로 번식한다.

정진영 여행작가 jinyoung@nvp.co.kr

* 필자 소개

81년~04년 LG 종합상사 (방콕, 하노이, 호치민 주재)

05~06 코스닥 기업대표

07~ 현재 NIC 대표(화장품, 꽃식초, 환경)

한국-태국 오가며 사업 중

야생화 꽃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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