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27년 장기집권... 러시아, 강력히 지원
벨라루스의 전략적 위치 고려... 정치 통합전 경제통합 전략 일환
러시아의 대 유럽 교두보 확보 및 장기적인 CIS 국가 통합 포석 중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지도자들은 9일(현지시간) 석유와 가스 시장을 통합하고 두 나라 경제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부당한 제재에 공동 대응하기 위하여 경제 통합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US뉴스는 "이와 같은 양국 지도자 간 전면적인 협력 강화는 작년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통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해산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한 것에 대한 푸틴의 지지의 표시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방 국가는 벨라루스 당국의 처벌을 목적으로 경제 제재를 받고 있고,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문제로 서방 국가들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 전략적인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형국이다. 특히 벨라루스는 유럽동부의 러시아와 폴란드의 중간지대에 위치 해 있어 러시아의 대 유럽 진출시 전략적인 요충지다.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벨라루스의 민스크는 오랜 기간 동안 공식적으로 '우호 연맹 도시'였으며 이번 회담을 통해 추가적인 통합을 모색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두 국가의 행보는 벨라루스 야당으로 하여금 루카셴코 대통령이 러시아의 지원을 더 많이 받는 대가로 국가 주권의 일부를 넘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촉발시켰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시장 통합 계획을 비롯 통화정책, 세금, 관세 등 거시경제적 정책에 대한 공통의 접근방식을 포함하는 28개의 통합 로드맵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은 양국이 2023년 12월 이전에 가스 시장을 통합 형성하고 석유와 전기에 대한 협력을 체결하는 문서에 서명할 것이며, 2022년 벨라루스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가격을 현재의 1000 입방미터당 128.5달러로 동결할 예정이다.
푸틴은 러시아가 2022년 말까지 벨라루스에게 약 6억 3천만 에서 6억 4천만 달러의 차관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양국이 잠재적인 정치적 통합을 논의하기 이전에 경제적 통합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950만 명의 옛 소련연방인 벨라루스를 서방에 유럽 NATO에 대항하는 전략적 완충지역으로 여기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27년이나 장기 집권의 루카셴코 정부를 각종 차관과 정치적 지원을 통해 계속 집권하도록 도왔다.
이날 회담은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개시한 날 이루어졌는데, 이 훈련은 양국 영토와 발트해에서 일주일 동안 실시되어 일부 나토 회원국들을 경악하게 한 바 있다.
러시아는 향후 CIS 국가 재통합을 고려해서 첫 단계로 벨라루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