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 백신은 유럽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
백신 공급 ‘상호 신경전’ 일단락될 듯

대만 코로나19 감염 경보가 3단계로 올라간 이후 타이베이 코로나19 신속 검사센터에서 보호장구를 착용한 의료진이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대만 코로나19 감염 경보가 3단계로 올라간 이후 타이베이 코로나19 신속 검사센터에서 보호장구를 착용한 의료진이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중국 상하이 푸싱의약(复星医药)이 인도적인 차원에서 대만에 유럽산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12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环球时报)에 따르면 지난 11일 푸싱의약은 자회사인 푸싱실업(复星实业) 홍콩 유한회사가 대만 TSMC, 폭스콘(鸿海), 융링자선기금회(永龄慈善基金会) 등과 1천만 도스의 mRNA 코로나19 백신 판매 협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만은 전체 인구 2350만 명 중 최소 1차 백신 접종을 마친 비율은 고작 5%에 불과한 데다 코로나19 백신 확보가 정치 이슈와 맞물려 대규모 물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이에 ‘백신외교’를 통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안관계가 개선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앞서 대만 언론에 따르면 이달 초 TSMC와 융링자선기금회가 상하이 푸싱의약그룹과 화이자 백신 구매 가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과 마카오 등에 화이자 백신 독점 공급권을 가진 푸싱의약그룹을 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한다는 입장에서 반드시 중국을 통해야 공급 할 수 있다는 주장을 견지해 왔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중국산 백신과 푸싱의약그룹이 독일 바이오엔테크에서 사들인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대만에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합작 생산한 백신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켜온 대만은 바이오엔테크에서 직접 백신을 공급받으려 했다. 하지만 협상에 실패하자 대만 민간기업이 백신 구입에 나서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우이팡(吴以芳) 푸싱의약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1일 “푸싱의약과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이 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언급하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대만에 공급될 수 있도록 파트너들과 함께 노력해 대만 동포의 생명과 안전을 도모하고 조속한 생활 회복을 돕겠다”고 밝혔다.

바이오엔테크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우거 사힌 박사는 “이번에 공급하는 백신은 바이오엔테크 유럽 공장에서 생산한 것”이라며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추가 대응 효과를 지속해서 평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3월 푸싱(復星)의약과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중국 대륙 및 홍콩 마카오 대만 지역에서 상업화를 위해 mRNA 기술 플랫폼 기반 코로나19 백신 제품을 독자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대만과 중국 간의 백신 공급을 위한 신경전이 상호 양보를 통해 타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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