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무라타 제작소 수주액, 전년 대비 80% 증가
ㆍ관련 업체, 주문 급증에 촉각 곤두세워
ㆍ동남아 코로나19 확산으로 부품과 소재 공급망 혼란 우려

일본 전자 부품 제조업체 다이요유덴의 3월 말 말 미납품 수주액은 1072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사진=다이요유덴
일본 전자 부품 제조업체 다이요유덴의 3월 말 말 미납품 수주액은 1072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사진= 다이요유덴 제공.

일본 전자 부품 업체들의 수주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무라타 제작소와 다이요유덴 등의 미납품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80% 증가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자동차 생산의 빠른 회복과 함께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 업체들도 전자부품 재고를 늘리기 위해 주문을 늘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공급망으로 전자 부품 주문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3월 말 무라타 제작소의 미납품 수주액은 80% 증가한 4343억 엔(한화 약 4조 3975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분기별 수주액은 2020년 10~12월 정점에 도달한 이후 다소 줄었지만 올해 1분기 수주액은 5162억엔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이요유덴의 3월 말 미납품 수주액은 1072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 수주액은 2020년 7~9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증가했다. 알프스 전기의 미납품 수주액도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587억엔으로 사상 최대치에 도달했다.

이시구로 시게나오 TDK 사장은 “올해 2분기 매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수주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업계에서는 모든 전자기기에 장착된 콘덴서 수요가 일본 전자 부품 업체들의 수주 급증을 촉진한 것으로 판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개인용 PC와 디지털 가전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기타 용도의 제품도 기대 이상의 주문이 이어졌다.

일본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한 생산량을 만회하기 위해 자동차 생산을 서두르면서 자동차용 전자 부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생산을 줄이고 있지만, 각 전자부품 업체와 활발한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전국적인 봉쇄령을 내렸다./사진=뉴시스 제공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전국적인 봉쇄령을 내렸다./사진=뉴시스 제공.

전자 부품 주문이 급증하자 관련 업체의 출하량도 호조를 보인다.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일본 전자 부품 업체의 글로벌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3611억 엔으로 집계됐다.

출하액은 2019년 3월과 비교해 356억 엔이 늘어 7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기간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해 누적 출하액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았지만, 2019년과 비교해 1% 증가한 3조 7460억 엔으로 플러스 성장했다.

제품별 3월 출하 상황을 보면 거의 모든 제품의 출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을 넘어섰다. 전기 저항기는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고 스위치도 29%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모든 지역의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을 상회했다.

전자 제품 주문 폭증 이유는 수요 확대뿐만 아니라 재고 증가도 한몫했다. 나카지마 노리오 무라타 제작소 사장은 “자동차 부품 방면에서 코로나19 확산과 반도체 수급 문제로 모든 부품의 적정 재고 수준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전자 부품 제조업체들은 주문 급증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이요유덴 관계자는 “주문 급증 상황이 지속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라면서 “하반기에는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닛케이 신문은 말레이시아가 지난 1일부터 전국적인 봉쇄령을 내린 가운데 전자 부품 업체가 몰려 있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부품과 소재 공급망에서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호 기자 ksmsh@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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