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가는 날은 화창하고 선선한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가끔은 우중캠핑 감성을 느낄 정도의 보슬보슬한 비가 내려주면 딱 좋겠다만, 지난 몇 년은 그렇지 않았다. 재난영화에서나 봤던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가 종종 발생했다. 온난화, 이상기온으로 인한 산불, 역대급 물폭탄 장마까지. 야외에서 즐기는 캠핑은 자연재해로 인한 궂은 날씨가 직격탄이다. 당장 지구가 아프다. 즐거운 캠핑, 오래 즐기고 싶어 정리한 에코캠핑 실천법을 나눠 본다. 

1. 일회용품 쓰지 않기
우리가 일회용품을 쓰는 이유는 단 한 가지, 편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캠핑할 때 편하게 쓰고 버렸던 기억이 있다면, 습관처럼 일회용품을 챙기는 것은 이제 그만! 일회용품은 편하지만,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성분도 많다. 표백된 나무젓가락이 아닌 다회용 젓가락으로 먹는 밥맛은 좀 다르다. 밖에서 먹어서 2배 맛있는 캠핑 식사, 일회용품을 빼면 3배는 더 맛있어진다. 내 몸에 들어가는 것 하나 소중하게 생각해본다면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2. 캠핑플로깅 실천하기
야외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칼로리를 소비하는 ‘플로깅’을 캠핑하면서 실천해보자. 캠핑한 곳 주변의 자연경관에 감사하며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는 것이다. 캠핑가서 멋진 대자연에 힐링하고, 그동안의 힘듦을 보상받았다고 생각한다면, 자연에 대한 보답으로 주변의 쓰레기를 차분하게 주워보는 것이다. 쓰레기를 주우려 다리를 굽히고 일어서는 동작의 반복에 활동량이 꽤 될 것이다. 건강도 챙기고 지구도 챙기고 일석이조. 다음 주부터 바로 실천해보자.

3. 설거지는 세제 대신 커피찌꺼기 이용하기
캠핑가서 먹는 단골 메뉴인 ‘삼겹살’ 설거지할 때 기름기가 잘 지워지지 않아 세제 팍팍 넣고 씻었다면, 이번 캠핑부터는 새롭게 추가해볼 준비물이 있다. ‘커피찌꺼기’를 추가하는 것이다. 커피찌꺼기를 말려 수분을 없애고 작은 통에 담아가면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고기 불판에 한 줌 뿌려서 키친타올 한 장과 함께 살살 문질러주면 커피가루가 기름을 빨아들여 깨끗하게 정리된다. 세제도 일회용품과 마찬가지로 그릇에 남아 있어 인체에 좋지 않다.

4. 먹을 것은 너무 넘치지 않게, 적당히 가져가기
캠핑갈 때 잘 먹어야 하는 건 알겠지만, 너무 넘치게 가져가지는 않기로 약속하자. 캠핑가면 뒷정리가 귀찮아서 먹지 않은 것들을 무작정 버리게 되어 음식물쓰레기가 넘치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집에서 준비할 때부터 ‘적당히 준비하자’를 명심하는 것이다. 스테인리스 반찬통 하나 챙겨서 남은 음식도 살뜰히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너무 쉽게 음식물을 남기고 버리는 것, 다음 캠핑부터는 적당히! 사람들과 함께 가는 그룹캠핑을 했을 때 지켜지기가 더 어렵다. 스트레스 풀 듯 쉽게 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많이 가져가게 되면 처리하는 것도 일이다. 처음부터 ‘적당히’를 명심하자.

이 모든 것은 본인이 행복한 만큼만 하면 된다. 환경을 생각하며 실천하고 싶지만, 내심 ‘나는 저렇게까지 못하는데’라는 생각을 가지며 ‘나는 환경을 생각하기엔 아직 부족해’라고 부담을 가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이 같은 실천은 하면서도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안 하면 죄책감을 느끼거나 누군가 단죄를 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본인이 느낀 만큼,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괜찮으니 차근차근 시도해보자. 캠핑을 오래 하기 위해, 나를 위해 실천하다 보면 어느새 당신도 에코캠퍼가 되어 있을 것이다.

<필자 소개>

직접 개조한 밴으로 대한민국,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유튜브 채널 'Vanlife Korea 수향'을 통해 캠핑 정보와 자유로운 밴라이프를 알리고 있다. 영상 콘텐츠를 넘어 캠핑의 자유로움을 사람들과 직접 나누기 위해 색다른녀석들협동조합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김수향 객원기자 suhyang1881@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