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국 개발 백신 두고 미·중간 '상호주의 원칙' 적용한 첫 사례
양국간 관광·여행 등 상호 교류 허용하는 '백신 여권' 실현 가능성 커져

중국 시노팜 코로나19 백신/사진=뉴시스 제공.
중국 시노팜 코로나19 백신/사진=뉴시스 제공.

최근 하버드대학과 콜롬비아대학교 등 미국의 일부 대학교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허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복수 이상의 중국 관영매체 등에 따르면 미국의 일부 대학교가 WHO 승인을 득한 중국산 시노팜 백신을 접종한 중국 유학생들이 별도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교내 규정을 정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21일 미국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의 입국을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중국이 자국 백신 위주의 출입국 정책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개발한 백신의 유효성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대학들의 이번 교내 조치는 WHO 긴급승인의 의미와 현실성을 반영하는 한편 중국이 타국 백신 접종자의 입국을 허용하는 등 전향적인 출입국 정책을 결정하자 학교 측이 그에 따른 상호주의 원칙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노팜 백신을 인정한 학교는 하버드대와 콜럼비아대 외에 뉴욕대, 예일대, 다트머스대, 로체스터대, 라파예트대 등이다. 해당 매체들은 향후 더 많은 미국 대학들이 시노팜 백신을 인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시노팜 백신을 맞고 미국 학교로 복귀할 예정인 중국 학생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측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화이자와 모더나는 2회, 존슨앤드존슨은 1회 백신을 접종한 사람으로 중국 정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핵산검사 음성, 항체검사 양성 증명을 받은 자는 미국 댈러스에서 출국하는 경우에 건강증명서를 발급해 주기로 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더 큰 관심은 이 같은 백신 허용이 무역 등 다른 분야로 이어질지에 대한 부분이다. 미국이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여행금지를 완화하면서 7, 8월 중국발 미국행 항공노선 요금이 931달러에서 4346달러까지 치솟았다.

중국은 현재 자국 제약사들이 개발한 백신 4종만 승인한 상태다. 미국이 이렇게 중국 백신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을 볼 때 중국 정부도 향후 미국산 백신을 승인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 G2 양대국의 백신 상호 주의 인정은 전 세계적인 백신여권 도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한 국제보건 전문가는 "중미 상호가 자국산 개발 백신을 인정 할 경우 각국의 백신 접종률 상승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백신 여권 도입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장신신 기자 kiraz0123@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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