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협회에서 운행을 시작한 공매도 폐지 홍보 버스가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인근에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협회에서 운행을 시작한 공매도 폐지 홍보 버스가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인근에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의 ‘게임스톱 현상’의 연장선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공매도 세력과 개인투자자들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등 종목의 개인 투자자들이 연대해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는 이처럼 공매도 대항 운동을 벌이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1일 발표했다. 공매도의 폐해를 바로잡고 우리나라 700만 주식투자자 권익 보호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우선 오는 3월15일 재개 예정인 공매도 금지가 1년 간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투연은 "불법 공매도가 원천적으로 근절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재개를 운운하는 것은 난파선에 있는 구멍을 수리하기도 전에 시간이 됐으니 빨리 배에 타라고 보채는 행위"라며 "구명조끼는 공매도 투자자만 입고 있는데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공매도 재개 전에 100% 전산화된 무결점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기존의 1개월 주기가 아닌 매일 실시간으로 불법을 적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공매도 주체의 수익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요 국가와 우리나라 공매도 주체의 5년 또는 10년간 수익을 조사 후 비교한 뒤 존치 여부를 사회적 논의로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는 3월16일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미국 게임스탑 개인 주주들과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연대활동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 

한투연은 "우선 1차로 거래소와 코스닥 내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셀트리온 과 에이치엘비 주주 연합과 연대하고 동학개미들의 지원을 이끌어내 공매도 청산을 유도한 후, 나아가 미국 내 개인투자자인 로빈후드와 연대하겠다"며 "이를 위해 미국 온라인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를 본딴 K스트리트베츠(KSB)를 구성하고 개인 주주 대응의 구심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오랫 동안 자행된 자본시장의 부정의를 이번 기회를 통해 제대로 바로잡겠다"며 "한투연 주도하에 1차로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주가 연합하면 사실상 100만 동학개미가 뭉치게 되는 셈이고, 공매도 피해가 큰 기업들의 주주들이 더욱 가세하게 되면서 공매도 세력과 싸우기 부족함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베츠에 모인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헤지펀드에 대항해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였다. 그 결과 올해 들어 게임스톱 주가는 1500%가량 올랐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기준 전날 대비 67.87% 오른 325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가가 폭등하자 빌려판 주식을 사들여 갚아야 하는 헤지펀드들은 큰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과 '공매도 전쟁'을 벌인 헤지펀드 멜빈 캐피털이 손해본 금액은 이미 37억5000만달러(약 4조1943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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