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지난 13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고 정인 양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두고 간 선물, 메시지, 국화 등이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지난 13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고 정인 양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두고 간 선물, 메시지, 국화 등이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16개월 아이가 입양 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이른바 ‘정인이 사건’ 피고인 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된 것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지난달 업무에 복귀한 뒤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정인이 사건’ 관련 보고를 받았다. 

당시 윤 총장은 “이런 사건이 왜 살인죄 적용이 안 됐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살인 혐의 적용을 면밀히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서 “어린 아이가 저렇게 죽었는데 설령 판례상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사건은 살인죄로 기소해 법원에서 판결을 받아야 한다”면서 “기소하지 않으면 법원에서 선례를 만들 기회 조차도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윤 총장은 범죄심리전문가 자문과 대검 형사부·과학수사부 합동 회의, 부검보고서 재검토도 지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윤 총장 지시 후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전문 부검의에게 정인 양의 사망 원인 재감정을 의뢰하는 등 보강 수사를 했고 결국 살인죄를 공소장에 추가했다. 앞서 양모 장모 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만 구속 기소된 상태였다.

지난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장 씨 등의 공판에서 검찰은 재판부에 장 씨에게 살인죄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를 승인 받았다.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 등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다.

변경한 공소장에서 검찰은 장 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주위적(주된) 공소사실’로, 기존에 공소장에 적시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기재했다. 검찰이 예비적 공소 사실을 남겨둔 것은 살인의 고의성 여부를 밝혀내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살인죄 기본 형량은 징역 10년~16년으로 아동학대치사죄의 4년~7년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장 씨는 혐의가 인정될 경우 중형을 선고 받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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