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를 하루 앞둔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버스를 타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를 하루 앞둔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버스를 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영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이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오는 31일까지 영국과의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2주 격리가 실시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어제 오후 관계부처 회의를 거쳐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오늘부터 12월31일까지 영국과의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영국 내 우리 공관의 격리면제서 발급도 중단해 모든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14일 격리를 실시한다"며 "격리 해제시에도 추가적으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심사를 강화하고, 발열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조정하며 여객기 승무원은 전수 진단검사를 한다"고 말했다.

또 "영국발 확진자를 발견할 경우, 모두 유전자증폭 검사를 실시해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영국을 떠나 다른 나라를 거쳐 입국하는 경우에 대해선 "일단 영국 인접한 EU(유럽연합) 국가들에서 영국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에 대해 엄격한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 예컨대 영국에서 프랑스 거쳐 한국으로 들어오더라도, 한국은 잘 모르지만 프랑스가 영국 입국자들에 대해 조치가 취해지고 있을 것이기에 그런 인접국가들을 통해 경유하는 건 걸러지는 경우가 꽤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은 국가들, 중동이나 아시아 국가를 통해 들어오는 경우는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조치가 14일간 격리 조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방역망 내에서 통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 유입 환자들의 지역 전파 우려에는 "예전에는 일부 있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외국서 입국하는 분들에 대한 격리조치가 워낙 잘 관리되고 있다"며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좀 있었지만 이후에 그런 사례들은 상당 부분 없다"고 답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바이러스 변이와 관련,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에 다중의 변이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돌기처럼 솟은 단백질로, 바이러스가 체내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과정에 관여한다.

방역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유전자 정보(GISAID)를 인용해 여러 변이가 발생한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 중 501번 아미노산이 아스파라긴에서 티로신으로 변한 것, 69-70번 결실, 144-145 결실이 바이러스 구조 및 기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전염력이 더 강한 변이된 코로나19가 번지고 있는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을 사실상 전면 봉쇄했다. BBC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전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70%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번 변이된 코로나19는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몇 명에게 감염을 전파시키는지 알 수 있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도 기존보다 0.4명 정도 더 많다는 게 존슨 총리의 설명이다. 다만 실제로 해당 바이러스 변이로 인해 전염력이 높아졌는지 인과 관계와 치명률 등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70% 높은 것으로 알려진 변이된 코로나19가 나타나자 프랑스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은 영국발 입국을 막고 속속 추가 봉쇄에 들어갔다.

이에 전날인 22일 관계부처는 오후 관계 부처들이 모여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 논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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