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해 사건' 피고인 고유정이 지난해 9월16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 남편 살해 사건' 피고인 고유정이 지난해 9월16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았던 고유정에게 대법원이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선 고 씨의 범행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을 수 있다며 무죄가 선고돼 해당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이기택)는 살인과 사체 손괴·은닉 등 혐의를 받는 고 씨의 상고심 선고공판을 열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이날 확정했다. 지난 7월 상고심에 사건이 올라온 지 약 3개월 만이다. 

앞서 고 씨는 지난해 5월 제주시 조천읍의 펜션에서 아들의 면접교섭을 위해 만난 전 남편인 강모 씨에게 수면제를 몰래 먹이고 흉기로 살해한 혐의, 시신을 담아 바다 등에 버린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 씨는 또 같은 해 3월 수면제를 먹여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의붓아들을 눌러 살해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전 남편에 대한 계획적인 살인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선 검찰의 혐의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고 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했고, 검찰은 의붓아들 사건을 유죄로 인정해달라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여 전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손괴해 버림으로써 은닉한 행위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어 "고 씨가 범행도구, 범행방법을 검색하고, 미리 졸피뎀을 처방받아 구매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계획에 따라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사체를 손괴하고 은닉하였음이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사건 당일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하급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의붓아들이 고 씨의 고의에 의한 압박 행위가 아닌 함께 잠을 자던 아버지에 의해 눌려 사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설령 피해자가 고의에 의한 압박으로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압박행위를 피고인이 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따라서 사망원인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을 지켜 본 유족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며 “재판부의 선고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잔혹해야 사형이 선고되는지 되물으며 “재판부의 양형 기준을 이해할 수도, 신뢰할 수도 없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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