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던 빅히트(352820)가 상장 첫날 기대와는 달리 시초가 대비 하락 마감했다.  빅히트의 주가 상승이 오래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기관과 외국인이 대규모의 매물을 던진 반면, 개인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물량을 받아냈다. 이에 개미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빅히트는 시초가 대비 4.44% 떨어진 25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빅히트의 주가는 공모가(13만5000원)을 160% 웃도는 27만원으로 출발해 1시간도 채 안 돼 상한가(35만1000원)에 도달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하면서 결국 시초가보다 4.44%가 내려간 가격(25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상장 직전만 해도 BTS가 연이어 미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한 직후인데다 BTS 팬클럽 ‘아미’까지 더해지면 주가가 한동안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이를 뒤집은 원인은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82억7000만원, 593억40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빅히트 측이 상장에 앞서 의무보유 확약한 기관에만 물량을 몰아주는 등 유통 가능 주식수를 최대한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나올 만한 물량은 다 나온 것이다.

상장 당일 빅히트의 유통 가능 주식 수는 전체 상장 주식의 19.8% 가량이었다. 최근 상장한 SK바이오팜의 경우 전체 상장 주식의 13.06%가 당일 유통 가능했고, 카카오게임즈는 20.51%가 그랬다. 그런데 이날 빅히트의 거래량은 무려 650만주로, 상장 당일 유통 가능했던 빅히트의 주식수(670만주) 중 대부분이 나왔다. 공모에 참여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주식 상승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 것이다. 

반면 개인은 이날 2435억원어치의 빅히트 주식을 쓸어 모았다. 개인 중에서는 빅히트가 카카오게임즈나 SK바이오팜과 같이 상장 이틀째에도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이날 진입해 주식을 산 이가 적지 않다. 심지어 상한가인 35만 1000원에 매수한 개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미(BTS 팬클럽)들 음원 스트리밍(스밍)만 하지 말고 주식 좀 사라”고 분통을 터뜨리거나, “빅히트라더니 버블히트였냐”고 한탄하기도 한다.

심지어 이날 빅히트의 영향으로 그동안 올랐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 JYP Ent.(035900) 등 엔터주들도 5~6%씩 하락하면서 이들 주주들의 분노도 상당하다. 

한 엔터주 투자자는 “빅히트 본인 거품 빠지는 거야 상관 없는데 다른 엔터주까지 끌어내리니 정말 짜증난다”며 “주변 엔터주 투자자들 모두 빅히트가 망쳐놨다고 원성이 자자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증권사에서는 빅히트의 적정주가를 대체로 20만원대로 제시했다. 이날 빅히트에 대한 분석을 개시하면서 첫 리포트를 낸 한화증권은 목표주가로 26만원을 제시했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1만2000원을 적정주가로 산정했다. 현대차증권이 제시한 목표가 역시 23만30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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