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이 제안한 대표간 대면협상을 수용한 것으로 밝혀진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에 로고가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이 제안한 대표간 대면협상을 수용한 것으로 밝혀진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에 로고가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금호산업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양사 대표간 대면 협상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아시아나 인수합병(M&A) 재협상의 기대감이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 다만,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요구하는 재실사와 관련된 명확한 입장은 내놓지 않아 재실사 기간 및 범위를 이번 대면 협상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산업은 10일 오후 입장자료를 내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HDC현산이 대면 협의를 수락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 의지가 변함없고 조속한 거래 종결이 이루어지는 것을 원한다면 언제든지 만나서 절차를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HDC현산에 대면 협상을 제안한 것과 관련, HDC현산이 전날 대표이사 간 만남으로 역제안한 것을 수용한 것이다.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던 금호산업이 HDC현산의 제안을 일부 수용했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인수작업과 관련해 한숨 돌릴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HDC현산의 이번 제안이 추후 제기될 소송에 대비한 ‘보여주기식 제안’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실제 대화 테이블에서 매각 종결에 대한 진성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앞서 양측이 결국 협상 테이블을 꾸릴 것이라는 추측이 유력했다. 꾸준하게 대면 협의를 요구해온 금호산업이 HDC현산의 역제안을 거부할 경우 매각 무산에 대한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금호산업과 HDC현산의 대표 간 만남이 예정되면서 12일로 예상된 금호산업의 '노딜'(거래무산) 선언은 잠정적으로 미뤄질 모양새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으나 양사는 향후 협상에서 거래 종결을 위한 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재실사 기간과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이 오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경영 상황에 대한 재실사를 꾸준히 요구해왔으나 금호산업 및 채권단이 재실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 해왔다.

HDC현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상황이 지난해 12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당시와 달라졌기 때문에 12주 동안의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HDC현산은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매도인의 선행조건이 여전히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수 종결을 위해선 재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 측은 지난달 러시아를 끝으로 해외 국가에서의 기업결합신고가 끝났기 때문에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요건이 충족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금호산업은 지난달 말 8월11일을 계약이행 마감일로 정하고, 12일부터는 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HDC현산에 통보한 바 있다.

금호산업이 HDC현산의 제안을 받아들여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한 만큼 당장 계약해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이달 12일 이후 실제 계약해제 통지 여부는 이번 양사 CEO 간 미팅 등 HDC현산과의 협의 진행 상황에 따라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대면 협의에서 거래 종결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HDC현산의 인수를 전제 조건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재실사를 실시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의 재실사 등에 대해서는 양측이 의견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만남이 M&A 거래 종결로 이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실사 범위 등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결국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은 결렬될 것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실사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컸던 상황이기 때문에 단번에 이를 조율하기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면 협상마저 결렬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에 돌입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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