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반정부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날 시위로 인한 내부 혼란으로 11월 APEC과 12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 개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30일(현지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반정부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날 시위로 인한 내부 혼란으로 11월 APEC과 12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 개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칠레 정부가 두 달 넘게 이어지는 칠레 시위의 배후에 K팝 팬들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보고서를 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작성된 칠레 시위 관련 글 중 러시아나 베네수엘라 등 해외 언론 기사가 많이 확산됐고, 시위를 지지하는 대다수 청년들이 K팝 팬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24일 현지 매체 '라 테르세라' 등에 따르면 칠레 내무부는 전날 시위 요인을 분석한 빅데이터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112쪽짜리 보고서에는 지난 10월18일부터 11월21일사이 약 한달 간 6000만 건 가량의 시위 관련 SNS 글을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한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는 10월25일 칠레 사상 최대 규모인 100만명 규모 시위가 발생한 후 SNS에 달린 글 중 19.3%가 칠레가 아닌 해외에서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한 젊은층이 주로 시위를 지지하는데, 10월18일에서 25일 사이 작성된 리트윗 글 중 400만 건 이상이 청년들이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글들은 대부분 'K팝' 팬이 작성했고 칠레 경찰의 진압 방식이 인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한국 유명 아이돌 가수의 노래 가사나 뮤직비디오·공연 영상에 반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며, 이것이 칠레에서 시위에 대한 청년들 태도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엑소(EXO)의 한 뮤직 비디오 영상에서는 멤버들을 경찰과 대치하는 시위대로 연출해 보여준다. 영상 속 멤버들은 경찰 폭력에 저항하고 맞서 싸우는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주는데, 칠레 당국과 시위 반대파 입장에서는 이를 반사회적인 메시지로 해석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위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기보다 케이팝 등 외부 세력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한다. 야당인 칠레 사회당의 마르셀로 디아즈 하원의원은 정부 발표를 두고 트위터를 통해 "수치스럽다"며 "우리는 케이팝을 범죄자로 만들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