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러시아 월드컵 자료 사진, 개막전 선취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는 러시아 축구선수들과 개막전 경기장 모습 ]
[ 2018 러시아 월드컵 자료 사진, 개막전 선취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는 러시아 축구선수들과 개막전 경기장 모습 ]

러시아가 9일 반도핑 위반 행위로 앞으로 4년간 올림픽과 월드컵 등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 출전을 금지당했다. 러시아가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이같은 출전 금지 조치가 부당하다고 제소하는 등 대응에 나서겠지만, 번복될 가능성은 낮다.

출전 금지가 확정될 경우, 내년 도쿄올림픽에 나설 러시아 선수들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모습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이상한 이름을 유니폼에 달고 경기에 출전한다. 메달을 획득하더라도, 러시아 국기가 게양되거나 국가를 들을 수도 없다.

그렇다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러시아가 출전할 경우는 어떻게 될 것인가? '러시아 출신 FIFA 선수' 라고 해야 하나? 이건 FIFA가 규정한 회원국의 팀 이름은 절대 아니다. 지금까지 분명한 것은 러시아 축구 선수들이 도핑 검사를 거쳐 월드컵에 출전할 수는 있다는 사실이다
조너선 테일러 WADA 담당관은 "러시아 축구 선수들이 '중립국 신분'으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FIFA가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FIFA 측은 관련 사항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FIFA의 결정에 상관없이 러시아 축구 대표팀은 월드컵 예선전과 유로2020에는 참가할 수 있다고 한다. 월드컵 예선전과 유로 2020은 러시아의 출전을 금지한 '주요 국제대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유로 2020을 주관하는 UEFA가 WADA가 규정한 '주요 국제 대회 운영자'에 속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유로2020 예선전을 통과해 본선 출전을 앞두고 있다.

또 출전금지 국가는 '챔피언을 결정짓는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는 게 WADA의 규정이어서 러시아가 2022카타르 월드컵 예선전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없다. 러시아가 월드컵 지역 예선을 통과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챔피언을 결정짓는 2022카타르 월드컵에는 러시아 축구 대표팀이 출전할 수 없기 때문에 중립국 자격으로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WADA의 징계로 러시아의 카타르 월드컵 출전 여부는 FIFA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전제한 뒤 "FIFA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러시아가 중립국가로 출전하는 길은 열려 있다"고 전했다. 다만 FIFA 규정에 따르면 월드컵에는 FIFA 회원국 축구협회가 운용하는 대표팀만 출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월드컵에 FIFA 회원국이 아닌, 또 국가명이 없는 팀이 출전한 전례가 없다.

그렇다고 예선전을 통과한 러시아 축구팀의 월드컵 출전을 막을 것인가? 아니면 '러시아 출신 FIFA 선수', 혹은 'FIFA 중립국'이라는 해괴한 국가명을 만들어낼 것인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FIFA가 관련 규정 개정에 나설 것인가? WADA의 출전금지 조치와 함께 국제경기연맹의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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