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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부르는 외교관' 러시아 외교의 숨은 에피 소드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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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부르는 외교관' 러시아 외교의 숨은 에피 소드를 엿보다
  • 윤승하 기자
  • 승인 2019.11.21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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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러시아 대사관 총영사로 근무하던 시절, '발로 뛰는 영사상'을 받은 이원우 총영사가 외교 현장의 협상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 '운을 부르는 외교관'(이원우 지음, 글로세움 출간, 272쪽)을 펴냈다.

다국적 기업 IBM을 거쳐 외교관이 된 저자는 IBM에서 몸에 익혔던 영업기술 LSP(Logical Selling Process, 논리적 판매 과정) 를 외교 현장에 적용, 성공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외교협상력 제고 방안을 제시한다. LSP 협상 방식은 인사 →친밀감 표시(라뽀, Rapport) →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기 →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사항 종합 → 반론 대응(Objection Handling) → 차기 면담 약속 등의 단계로 이뤄진다. 간단하지만, 각각의 상황과 단계에서 강조해야 할 점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곳에서 성공한 방법을 다른 곳에서 동일하게 적용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한­러 비자면제협정을 추진하면서 국내에서 봉착했던 어려움을 타개한 기억을 이렇게 되살렸다.

"라뽀는 상대방이 호의적인 태도로 진지하게 들을 수 있는 사전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이 교섭의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날 저녁 주재관들이 제기한 질문에 대해 설득력 있는 반론, 즉 반론 대응(Objection Handling)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그들도 기존의 반대 입장을 번복할 확실한 이유를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자신들의 부처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러 비자면제협정 추진과정의 사례는 큰 영향력을 가진 주재관들을 설득하는 데 라뽀는 물론 반론대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109~110쪽 <한­러 비자면제협정 관련 국내부처 설득> 중에서

책은 5장으로 구성돼 있다. 진로를 고민하며 외교관이 되는 과정(1장)에서 시작해 본격적인 교섭의 기술을 주제로,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다(2장),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3장), 논리적으로 대응하라(4장)로 설명한 뒤 마지막 장에 '러시아를 재조명하다'로 맺고 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5장 내용. 에피소드 6개로 꾸몄다.
- 모스크바의 풍경 - 구소련 붕괴 후 불어온 변화
- 외교행랑의 비밀 -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 창설 해프닝
- 남북 총영사관 노래자랑 - 나호트카 남북 동포 구정잔치
- 민족적 정서가 비슷한 러시아 - 구소련 공산 치하의 억눌린 삶
- 저승의 문턱에서 구한 북한 동포 - 다사다난했던 러시아 외교현장
- 러시아에 잠든 항일투사 - 다시 보는 러시아

교섭의 기술 부분에서도 러시아 관련 비화를 많이 담았다. △ 러시아 아파트 임대 재계약 △ 러시아에서 한국인 사업가 살해범 검거 △ KBS 모스크바 특파원 구하기 △ 모스크바 한국학교의 폐교 위기 극복 등이다.

저자는 1991년 한국인 최초로 모스크바 외교아카데미에서 러시아어를 연수한 외교관이다. 그는 2012년 '발로 뛰는 영사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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