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 사진 = 뉴시스 ]
[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 사진 = 뉴시스 ]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일 열리는 나루히토(徳仁) 일왕의 즉위식에 한국 정부를 대표해 참석함에 따라 경색된 한일갈등 해소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일본통으로 꼽히는 이 총리의 방일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끊겼던 한일 수뇌급 대화채널을 복구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총리는 언론인 시절 도쿄 특파원을, 국회의원 시절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을 지낸 이력이 있어 일본 정재계 및 언론계 인사들과 폭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는 지일파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도 지일파인 이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를 계기로 한일관계 개선의 터닝포인트가 마련될지 주목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4일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총리가 이번 일본 체류기간 중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지일파인 이 총리가 악화된 한일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동시에 일본 언론에서는 이 총리의 방일에도 근본적인 한일관계의 타개책은 마련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전날자 보도에서 "한국 정부는 (이번 방일을 계기로)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회담도 조정해, 과거 최악인 한일관계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타개의 전망은 서지 않는다"고 했다.

산케이는 "이 총리는 한일갈등 최대 요인인 징용 판결에 대해 한국 정부 대응의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올해 5월 '정부의 대책에는 한계가 있다'고 발언해 일본측의 실망을 초래했다"며 "한국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에) 적극 관여하기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이 총리가 일본 측이 원하는 해결책을 제시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도 전날자 보도에서 지일파인 이 총리의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아사히는 한국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대신 이 총리를 대표로 결정한 데 대해 "한국 정부 내에서는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을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자는 의견이 있어 문 대통령의 참석도 검토했지만,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 이 총리에 대해 '지일파'로 소개하며 이번 방일 기간 동안 아베 총리 및 집권 자민당 간부들과의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한국에서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보좌역으로 권한이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한국 정부를 대표하는 축하 사절로 참석하기 위해 오는 22~24일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23일에는 아베 총리 주최 연회에 참석할 예정이며, 일본 방문 기간 아베 총리와 개별 회담을 갖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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