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 못 견뎌 가맹 이탈 속출...마약 혐의까지 오너리스크가 매출 감소 주범...'아산빵집사건’으로 구조적 문제 드러나...대수술 시급

빨간불 들어온 파리바게뜨 ⓒ뉴스비전e

[뉴스비전e 탐사보도팀] 생계를 위해 브랜드를 바꿨다고 '보복출점'해 기존 가맹점을 궁지에 몬 ‘아산빵집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SPC그룹 파리바게뜨가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신규 개점 수는 100여 개로 유지되고 있지만 그중에 계약 종료나 해지가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명의 변경도 속출하고 있다.

2014년 203개였던 명의변경은 2015년에는 314개, 2016년에는 289개로 지난 3년 새 50%나 급증했다.

전체 매장 3,400여 개 중 계약종료, 계약해지, 명의변경 등 ‘점주 이탈’ 비중이 10%를 넘어가면서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떠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점포 매출도 감소세로 접어든 지 오래다. 3년 전부터는 감소율이 두 자릿수에 달한다. <뉴스비전e> 탐사보도팀이 전국 57곳 파리바게뜨 매장을 탐문한 결과 최근 5년 새 연매출이 13%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브랜드 이탈(일명 '갈아타기')을 하려는 점주들이 늘고 있는 것도 매출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본사의 파행경영이라는 것이 가맹점주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해 SPC는 제빵기사 임금 착취, 불법 파견 등에 이어 올 초엔 회장 차남의 마약 파동 같은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앓았다. 브랜드 이미지는 곤두박질했고 소비자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매출 감소는 당연한 결과였다.

 

파리바게뜨의 적은 파리바게뜨

프랜차이즈 가맹점수가 이미 포화상태라는 것도 가맹점 이탈 원인 중 하나다.

최근 경쟁사 브랜드로 갈아탄 점주는 “경쟁 브랜드도 아닌 동일 브랜드 매장이 근처에 있어 파리바게뜨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지속됐다”고 토로했다. 파리바게뜨의 적이 파리바게뜨가 된 것이다.

최근에는 경쟁사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윈도 베이커리(수제 빵집)’의 가세로 무한경쟁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이중고가 아니라 삼중고, 사중고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가맹사업으로 수익을 내던 파리바게뜨 입장에서 가맹점의 경쟁 브랜드로의 갈아타기는 심각한 리스크다.

‘아산빵집사건’ 이후 점주협의회 단톡방에는 ‘주의’를 하지 않으면 같은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엄포성 메시지가 돌았다. 메시지는 충청도를 넘어 전국으로 전파됐다.

메시지는 ‘주의’였지만 행동은 ‘보복’이었다. 가맹점으로 성장한 파리바게뜨가 오히려 가맹점의 피를 빨고 있는 모양세다.

보복출점? 대응출점? ⓒ뉴스비전e

본사도 가맹점도 모두 절박하다

SPC는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단순히 ‘보복’ 차원이었을까?

한 발 더 들어가보면 경영진의 절박함을 엿볼 수 있다.

‘아산빵집사건’의 경우 지방 소도시 골목상권에서 무슨 대단한 이득을 보려고 위탁직영점까지 오픈했을까?

하나의 이탈은 백 개, 천 개의 이탈을 부를 것이라는 위기감에서였다.

‘아산빵집사건’은 파리바게뜨, 나아가 SPC그룹의 경영에 근본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곪고 있음이 피부로 드려났다고 보여진다.

대수술이 시급하다. 보복출점 같은 충격요법으로 치료할 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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