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엔 누가 사는 거요? 가맹점주는 살 수 있소? 자영업자는 살 수 있소?” 유진초이의 질문에 SPC는 대답 할 수 있을까

[뉴스비전e 특별취재팀] 파리크라상 상표권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된 허희수 부사장 등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는 SPC가 또 한 번의 보복성 갑질로 공분을 사고 있다.

파리바게뜨 가맹계약을 종료하고 경쟁 브랜드인 뚜레쥬르로 간판을 바꿔 단 가맹점주를 압박하기 위해 해당 점포 바로 옆에 위탁직영점을 전격 출점한 것.

상권이 그다지 좋지 않은 곳이라 회사 차원에서도 수익을 위해 출점할 곳이 전혀 아니라고 피해 가맹점주 A씨는 주장했다.

“9년이나 힘들게 일궈온 생업을 이제 포기해야 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A씨는 올해 초까지 충남 아산에서 파리바게뜨 빵집을 운영했다. 9년이란 시간을 파리바게뜨를 위해 모두 던졌다.

“저에게는 전부였죠. 시작할 때 여기저기 손을 벌려 빚도 내고 하면서 힘들게 열었어요.”

대응출점? 보복출점? ⓒ뉴스비전e

“아이 둘과 먹고살기에도 빠듯했지만 열심히 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파리바게뜨 본사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매출이 떨어지더라고요.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브랜드를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작부터 험난했던 A씨의 빵집 운영은 9년이나 지속됐다. 일매출 150만 원을 찍으면 대략 월 4,000만 원 정도 되는데 가맹수수료, 임대료 등 비용을 제하면 순익은 200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SPC는 지난해 제빵기사 임금 착취와 불법 파견 문제로 논란이 일었다. 5,300여 명의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꼼수를 부려 파견직처럼 감독해 왔던 것. 본사의 부도덕한 일로 여론은 계속 나빠졌고 가맹점 매출은 줄었다.

“피가 말랐죠. 제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본사 문제로 매출은 계속 떨어지고 현상유지도 힘들었죠. 저라고 9년이나 일한 가게를 정리하는 게 쉬웠겠습니까?”

당시 가맹 해지에 대한 별다른 문제점은 없었다는 게 A씨의 말이다. 하지만 가게를 오픈하자마자 2주도 안 돼 바로 옆 건물에 파리바게뜨 매장이 오픈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 가장으로서, 두 아이의 아빠로서 말이다. 할 수 있는 것이 빵집밖에 없던 그로서는 결국 간판을 바꿔 달았다.

“청천벽력 이었죠. 그렇게 대놓고 매장을 오픈할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6월부터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어요. 파리바게뜨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저희 가게 일매출이 100만 원 이하로 떨어졌어요. 하루종일 일해도 10원도 가져갈 수 없는 처지가 돼버린 거죠.”

A씨가 9년이나 운영해온 전 파리바게뜨 매장모습 [네이버 로드뷰 제공]

당시 오픈한 파리바게뜨는 전제품 30% 할인, 모든 식빵 1,000원, 구매고객 전원 아메리카노 무료 쿠폰 증정, 쨈 구매시 우유식빵 증정 등의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일반 가맹점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파격 이벤트다. 본사가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A씨의 빵집을 고사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뉴스비전e> 취재팀이 사실 확인을 위해 본사 홍보실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의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SPC는 7월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게다가 허영인 회장은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아내에게 넘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허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은 마약혐의로 구속됐다. SPC 전체가 오너리스크라는 직격탄을 정면으로 맞았다.

그런데도 SPC는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작 피해는 가맹점이 고스란이 보고 있고 게다가 본사를 ‘배신’한 가맹점주는 ‘적’보다 못한 듯 하다. 더 큰 문제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불란셔 제빵소' PPL로 대박은 쳤지만 뒤로는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갑질을 하며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보이고 있는 SPC 파리바게뜨.

“대한민국엔 누가 사는 거요? 가맹점주는 살 수 있소? 자영업자는 살 수 있소?”

유진초이의 질문에 SPC 파리바게뜨는 대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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