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신승한 기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융합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제4차 산업혁명’은 이미 구체적인 모습으로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제품·서비스 기획, 품질 관리,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인력 부족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망설여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1. 인테리어에 투영된 대중의 취향을 읽은 인테리어 제조사 MRD.

MRD는 2013년 11월에 창업된 기업으로, 개인이 색을 조화롭게 표현하여 아트공간을 구현할 수 있는 인테리어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2014년 베트남의 인테리어 전문회사와 독점계약을 체결하고 수출을 시작하면서 해외시장에 집중했지만, 어느 순간 생산공장의 사정으로 수출이 중단되면서 사업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국내시장으로 판매지역을 변경했다. 

그러나 국내시장은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았다.

국내시장에는 충격흡수, 쉬운 커팅 등 기능면에서는 MRD 제품과 유사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폼브릭'이라는 제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MRD의 시장은 아시아권이었으며, 해외사업은 인테리어 전문회사에 직접 판매하는 B2B 방식이었다.  MRD에게 국내시장과 B2C 시장은 낯설기만 했다.

국내 B2C 셀프인테리어 시장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상황에서 MRD의 강지수 대표는 빅데이터 활용에 착안하게 된다.

MRD는 국내 셀프인테리어 시장에 대해 분석해 보기로 하고 빅데이터 솔루션 업체와 함께 작업에 들어갔다.

MRD는 '셀프인테리어' 연관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페인트’, ‘벽지’, ‘분위기’ 등의 언급이 높은 것을 주목했다. 이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셀프인테리어를 할때 주로 '벽'을 변화시켜 집안 분위기를 바꾸려 한다는 시사점을 얻었다. 

MRD는 '쿠션타일'을 활용하면 페인트나 도배 등을 통해 힘들게 '벽' 자체를 바꾸지 않고도, 쉽고 간편하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홍보메시지로 구체화하여 고객과 소통하기로 했다.

<MRD쿠션타일 / MRD>

MRD는 또한 ‘벽인테리어’와 관련한 소셜데이터 분석 결과, 화려한 색상을 선호하는 동남아시아와는 달리 국내에선 만, 모던, 북유럽, 자연 등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선호하고, 색감도 화이트, 그레이, 크림, 블랙의 무채색 계통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MRD는 기존 화려한 색상 외에도 주변 인테리어 소품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고, 같은 제품이라도 조명에 따라 색상이 다르게 보여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자사 제품의 특징을 강조했다. 

MRD는 그간 캐릭터만을 활용한 쿠션타일을 제작해 왔지만 빅데이터 분석결과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는 벽지에 그림, 명화, 실사, 일러스트 등 포인트 벽지가 상위항목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착안해 캐릭터 쿠션타일 외에도 한국전통문양, 명화 등의 패턴이나 그림을 활용하여 벽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쿠션타일을 추가로 제작하고, 패턴 디자인을 다양화했다. 

MRD는, 고객들이 경쟁제품인 폼브릭 제품에 대하여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기로 했다.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었지만, ‘줄 맞추기가 힘들고, 붙일 때 힘들다’, ‘끝마무리커팅 제대로 할 필요 있음, 임의대로 잘라서 배송됨’ 등  ‘커팅에 대한 불만족’과 함께 ‘냄새가 난다’와 ‘접착력이 약하다’와 같은 반응이 있었다.

MRD의 이러한 폼브릭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 중에서 자사 제품이 강점을 가지는 분야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고자 했다.

빅데이터 분석결과 MRD는 국내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신제품 출시’, 고객의 필요를 반영한 ‘홍보’라는 두 영역에서 바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고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MRD는 색상을 줄이고 톤을 중시하는 최근의 인테리어 트렌드에 맞춰 무채색 / 무광 라인의 제품 출시를 확정하고 샘플을 제작해 유통라인 MD(Merchandiser) 등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을 분석하는 등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MRD는 이제 정기적으로 빅데이터 분석 업체를 통해 시장의 반응을 살 펴서 제품에 반영할 생각이다.

또한 향후 지속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축적해 내·외부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 SNS 데이터 분석으로 소비자 니즈 간파한 수제구두 업체 칼렌시스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 이른바 그루밍족을 타킷으로 집중적으로 마케팅과 홍보를 펼쳐왔던 남성 수제구두 제작사 칼렌시스. 

이같은 타깃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결국 차별화를 위해서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는 SNS 데이터 분석으로 이어졌다. 

칼렌시스는 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센터는 ‘2016 중소기업 빅데이터 활용지원사업 우수사례집’을 통해 소개된 기업이기도 하다. 

SNS 분석을 통해 얻어낸 시사점은 지금까지의 고정관념과 전혀 다른 결과물이었다. 

'남성 수제구두'를 키워드로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해당 키워드를 검색하는 주체들은 주로 여성이었던것. 남편이나 남자친구를 위해 키워드를 검색하고 실제로 구매 결정자도 대부분 여성이었다. 이에 따라 연관 검색어는 '신랑' , ' 남편' , '남자친구' 등 이었다. 

<자료 / 한국정보화진흥원>

이에 따라 마케팅 전략도 기존과는 전혀 다르게 바꿨다. 수제구두를 신는 사람이 아닌, SNS 분석을 통해 파악하게 된 구매결정자, 곧 여성을 타켓으로 한 마케팅을 펼치게 된것. 

마케팅 전략의 변화는 이후 제품 문의나 홈페이지 방문자는 물론 매출액도 증가하는 성과가 이어졌다. 

두 기업의 사례처럼 빅데이터에 대한 투자가 마케팅적 성과 또는 매출과 정비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직은 사례일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4차산업 시대를 맞이해서 '용하다는 도사님'을 찾기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략을 수정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