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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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통신에 따르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29일 전 세계 실종자 수가 25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5년 전보다 약 70% 증가한 수치라고 발표했다. ICRC는 분쟁의 확산, 대규모 이주, 전쟁 규칙 준수 약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피에르 크라운불 ICRC 책임자는 “수단에서 우크라이나, 시리아에서 콜롬비아까지 실종 인구 급증 현상은 분쟁 당사자와 그 후원자들이 전쟁 기간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ICRC 가족 연락 네트워크에 기록된 실종자는 약 28만 4,400명으로, 이는 2019년 대비 68%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크라운불은 이 숫자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실제로는 수백만 명이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가족과 떨어져 살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실종의 비극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족의 이산을 방지하고 수감자를 보호하며, 사망자를 적절히 처리한다면 수많은 가정이 평생의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각 수치 뒤에는 엄마, 아버지, 아이, 형제자매가 있으며, 그 부재는 단순한 통계로는 드러나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고 말했다.

ICRC는 무장 충돌 당사자들이 실종을 방지하고 실종자의 운명을 규명하며, 피해 가정을 지원할 주요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각국이 이러한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폭력 충돌 이후 사회의 평화 구축, 화해, 공동체 회복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인도법 준수가 실종 위험을 줄이는 핵심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전쟁 규칙에 따르면, 점령자는 민간인 이주 과정에서 가족이 흩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각 당사자는 구금자 정보를 제때 공유해 가족과 연락을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울러 전사자의 사망 상황을 명확히 설명하면 가족들이 그들의 운명을 알 수 있어, 불필요한 실종자 기록을 막을 수 있다고 ICRC는 덧붙였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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