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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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라이셰 독일 경제부 장관이 유럽연합(EU)에 대해 중국으로의 폐구리 대량 유출을 차단하고 유럽 내 제련소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 무역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원자재 공급 문제가 점점 더 정치화되면서, 이는 유럽과 중국 간 새로운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라이셰 장관은 9월 1일 베를린에서 열린 지멘스 에너지 행사에서 “중국이 막대한 규모로 폐구리를 사들이고 있어 독일 대형 제련소들이 원료 부족을 겪고 있다”라며, “유럽은 지역 정책을 수립해 단순히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중국으로 폐금속이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규제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이 문제가 ‘유럽 경제 회복력’ 강화라는 큰 틀 속에서 논의돼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제련소 생산 능력을 확대하며 폐금속 확보를 늘려왔다. 올해 1~7월 동안 중국은 EU로부터 약 20만 4천 톤의 폐구리를 수입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수치다. 비록 중국 전체 수입량의 약 15%에 불과하지만, 증가세 자체가 유럽 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라이셰 장관은 또 독일이 리튬과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자원의 채굴 속도를 높여 산업 안전과 자급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유럽이 자원 안보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긴장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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