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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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민국(Bureau of Immigration, BI)은 수십억 페소의 불법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도박 조직의 배후로 지목된 한국인 이모 씨(46세)를 마닐라에서 체포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 씨는 최근 마닐라 말라테 지역 바랑가이 698 보코보 거리에 위치한 한 건물에서 BI 도망자 수사대 요원들에 의해 구금됐다. 체포 작전에는 한국 법무부 및 서울북부지방법원, 마닐라 경찰서 5번 관할 지구의 협력이 함께 이뤄졌다. 현재 이 씨는 서울북부지방법원의 체포영장에 의해 수배 중이며, 인터폴 적색 수배령까지 내려진 국제 지명수배자다.

필리핀 이민국은 이번 체포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강조한 국제 범죄 대응 강화 지침에 따른 것으로, 외국 수사기관과의 협력 및 필리핀 법 집행 체계 현대화를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당국에 따르면, 이 씨는 2022년부터 필리핀 현지에서 ‘피닉스(Phoenix)’라는 이름의 불법 바카라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한국인과 필리핀인을 상대로 도박 활동을 벌여 막대한 수익을 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피닉스를 비롯한 여러 불법 도박 사이트는 모두 이 씨가 주도한 조직의 일환으로 운영됐으며, 필리핀 내 지하 도박 시장에서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체포된 이 씨를 조속히 본국에 송환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으며, 한국 경찰도 국내에서 이 씨에 대한 도박 및 조직범죄 관련 혐의 수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불법 온라인 도박 산업이 국경을 초월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필리핀과 한국 양국의 공조 수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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