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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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은 올해 발표된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 단 24개 기업만이 창립자 또는 공동 창립자가 여전히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체의 4.8%에 불과한 수치지만, 이들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2024년과 비교해 창립자가 CEO를 맡고 있는 기업 수는 큰 변화가 없지만, 2020년의 16개 기업과 비교하면 그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테크 산업에서는 창립자 CEO의 존재감이 여전히 두드러진다. 메타(Meta)의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Tesla)의 일론 머스크, 엔비디아(Nvidia)의 황인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단순한 경영진을 넘어, 기업 비전과 혁신을 직접 이끄는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창업자 CEO는 실리콘밸리 외에도 교통, 호텔, 소비재 산업에서도 활동 중이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Airbnb)의 브라이언 체스키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CEO 직을 유지하며 회사를 세계적인 숙박 공유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이러한 창업자 CEO 체제가 항상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7년 미국 듀크대학교, 밴더빌트대학교, 하버드대학교의 공동 연구에서는 창업자가 운영하는 기업이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기업보다 효율성과 관리 측면에서 뒤처지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일부 창립자 CEO는 기업을 업계 선두주자로 성장시키며 우수한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법학대학원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자 CEO의 약 60%는 기업이 상장된 이후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며, 강력한 의결권이 없는 경우 3년 이상 자리를 유지하는 사례는 절반에 그친다. 하지만 이번 순위에 포함된 24명의 창업자 CEO 중 다수는 그 예외에 해당된다. 이들은 기업의 상장 이후에도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중 리제너런 제약(Regeneron Pharmaceuticals)의 레오나드 슐라이버 CEO는 37년 이상 회사를 이끌고 있다.

비록 수적으로는 소수지만, 창업자 CEO들은 여전히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에서 혁신과 성장의 중심에 서 있다. 숫자만으로 그 영향력을 판단하긴 어렵다는 것이 올해 순위가 보여주는 중요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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