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조치에 대응해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유무역 협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7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이후 유럽산 상품에 연이어 고율 관세를 부과해 왔으며, 가장 강력한 조치로 지난달 대량의 EU 수출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매긴 뒤, 7월까지 유예된 90일간의 징수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 무역위원 마로시 셰프초비치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협상이 여전히 최우선이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EU는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아야 한다”며, 아시아와의 다변화된 무역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특히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주요 아세안 국가들과의 양자 협상이 빠르게 진행 중이며, 인도와의 협상도 지난주에 이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세안은 약 6억5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경제권으로, EU가 전략적 협력 대상으로 삼는 지역이다.
이날 EU는 싱가포르와 디지털 무역 협정을 체결했으며, 셰프초비치 위원은 이를 계기로 “EU는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도 신뢰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한 협력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EU는 또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회원국들과의 협력 강화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유럽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현재 EU는 미국과의 상품 무역에서 1,540억 유로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서비스 분야에서는 1,040억 유로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전체적으로는 500억 유로의 무역 흑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균형 맞추기 위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대두, 고급 반도체 칩 수입 확대가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은 EU 27개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국가 상품에 10%의 기본 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오는 7월부터는 추가 관세가 발효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무역 갈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EU는 주말 동안 스위스에서 열릴 미중 고위급 관세 협상에 주목하며, 이 자리에서 국제 무역 긴장의 완화 조짐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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