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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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요양 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월 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수도 방콕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사몰바칸 주의 태국 적십자회 요양 시설에서는 87세의 수고송 씨가 햇살 아래 피어나는 난초를 감상하며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한때 간호사로 일했던 수고송 씨는 약 3년 전 65만 바트(한화 약 1,900만 원)를 지불하고 해당 시설에 평생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그녀가 거주 중인 공간은 33㎡(약 10평)의 소형 주택이며, 이 요양 시설 전체는 3.68만㎡ 규모에 총 468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모든 객실은 만실 상태다.

태국 내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태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약 1,3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지만, 이를 수용할 요양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태국 전역에는 785개의 요양 시설만이 존재하며, 이들의 수용 가능 인원은 2만 명에 불과하다.

반면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태국 상무부 상업발전청은 2024년 요양 산업의 시장 규모가 이미 25억 바트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인구의 감소와 함께 향후 5년간 연평균 30%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며, 2033년에는 시장 규모가 200억 바트(약 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 가능성에 병원, 호텔, 부동산 기업들이 잇따라 요양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설의 하드웨어 수준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 노인 생활 편의시설이 갖춰진 주거 공간의 월 임대료는 1만 5천 바트에서 최대 20만 바트까지 다양하며,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출신의 70세 콜린 밀러 씨는 할리우드의 병원에서 고위 임원으로 근무한 후 태국 치앙마이의 한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했다. 지난 4개월 동안 그가 지불한 월 임대료는 3만 5천 바트(약 130만 원)로, 미국 내 유사 시설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는 “가격도 합리적이고, 시설도 쾌적하며, 현지인들의 따뜻한 정이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태국 정부 역시 요양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상업발전청은 관련 산업 전시회를 통해 국내외 기업가와 투자자 간 연결 플랫폼을 제공하고, 헬스케어와 고령자 복지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적극 지원 중이다. 올라먼 청장은 "고령화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해 관련 산업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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