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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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의 3월 3일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숙적 및 이웃 국가, 동맹국들과의 무역 및 지정학적 긴장 관계를 심화시키면서 세계 무역의 80%를 담당하는 글로벌 해운업이 미지수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이번 주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리는 S&P 글로벌 환태평양 해사 회의 컨테이너 해운 및 공급망 회의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이 연례 행사는 컨테이너 운송 계약 협상 시즌의 시작을 의미하며, 올해 참석자로는 지중해 해운 회사, 머스크 해운 유한회사, 헤버로트 회사 등 컨테이너 해운 대기업, 월마트와 같은 주요 고객, 그리고 텍사스 및 타운하우스 같은 대형 물류 기업이 포함된다.

이들 기업은 보호주의 정책으로 인해 야기되는 연쇄 반응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호주의가 국제 무역을 위축시키면서 대형 컨테이너 선주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며 운임 가격 책정에서 우위를 점했던 이들 선주는 현재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산 상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산 선박에 대해 수백만 달러의 항만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미국은 3월 4일부터 멕시코산 아보카도와 데킬라, 캐나다산 쇠고기, 목재, 석유 등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그는 추가적으로 중국 상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으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새로운 관세 및 유럽연합(EU)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제안했다.

노르웨이 운송 가격 책정 플랫폼 크세네타의 피터 샌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례 없는 불확실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공급망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악천후로 인해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무장 세력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수에즈 운하를 우회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자유 무역에서 이탈하는 행위는 해운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의 컨테이너 수입 증가 배경에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미리 제품을 구매한 영향도 크다. 하지만 무역 전문가들은 새로운 수입세가 시행되고 목표 국가들이 보복 조치를 단행할 경우, 인플레이션에 지친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의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결국 해운 수요와 운임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실제로 2월 27일 기준, 드루리 세계 컨테이너 운임 지수에 따르면, 40피트 컨테이너의 즉시 운임은 2,629달러로, 2021년 9월 기록했던 10,377달러 대비 75% 하락한 상태다. 이는 2024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 제프리스 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면서, 운송비가 큰 폭으로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월 21일, 미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산 선박에 대해 높은 항만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미국 조선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지지를 받는 계획으로, 국유 중원회사 등 중국 해상 운송 운영사 소속 선박에는 최대 100만 달러의 항만 요금이 부과될 수 있다. 중국산 선박을 이용하는 다른 운영사의 비용은 최대 15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의 정기선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컨테이너 운송 회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장난감, 의류, 식품, 연료 등 다양한 소비재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컨테이너 운송 전문가 라르스 젠슨은 링크트인에서 "미국 수출업자와 수입업자들은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미국 정부가 지난 4주간 취한 조치는 그 범위와 규모에서 전례가 없다"고 언급하며, 향후 무역 및 해운업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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