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시세 상승은 미국의 금리 인하와 거의 동시에 이뤄져
투자자들의 관심도 비철금속 등 위험자산으로 쏠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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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에서 구리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런던금속거래소(LME) 3개월물 구리 가격이 t당 1만 달러를 다시 돌파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9월 26일 LME 3개월물 구리는 7월 이후 처음으로 1만 달러대에 진입했다. 

이후 상승 기조를 이어가 30일 한때 t당 1만158달러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에는 전월 대비 6% 상승해 10월 들어서도 1만 달러대를 맴돌고 있다.

구리는 전선과 구리 제품 생산에 널리 쓰이며 경제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해 '구리 박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경기 흐름에 주목하는 시장 관계자들은 구리 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리 이외의 비철금속으로 자금이 몰리는 추세도 뚜렷하다. 자동차·건설업계에 널리 쓰이는 알루미늄도 상승해 LME 3개월물 알루미늄은 9월 27일 한때 t당 2659달러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연도금 강판 생산에 쓰이는 아연 가격도 1일 한때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 시세의 눈에 띄는 상승은 9월 중순부터 시작돼 미국의 금리 인하와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연준의 일회성 금리인하는 기존 운용 폭의 두 배인 50bp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도 비철금속 등 위험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실제로 투자자들이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 LME의 미청산계약 건수는 9월 27일 현재 5만3000건에 달했지만 8월 9일에는 1만6000건에 그쳤다.

9월 하순, 시장은 구리 시세를 끌어올릴 새로운 요인을 인식하고 있었다. 지난 24일 중국 중앙은행은 지급준비율 인하와 함께 부동산·증시를 지원하는 새로운 부양책을 발표했다.

중국은 전 세계 구리의 60%를 소비한다. 구리 가격은 지난 5월 사상 유례없는 t당 1만100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하락세로 돌아서 8월 초순 한때 8700달러까지 떨어졌다.

당장 중국 시장에서 수요 환경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리 막대 현물 프리미엄의 추세가 이를 증명한다. 제조사가 구리를 구매할 때 LME 가격에 다양한 비용을 더하여 운임, 수수료, 지역 수급 등의 요인을 반영한다.

혼마 다카유키(本間隆行) 스미토모상사 글로벌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이전보다 부양책을 내놓는 데 더 적극적이고, 향후 구리 수요 회복에 대한 전망도 프리미엄의 변화 추세에 반영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구리 가격 시세에 대한 조심스러운 시각도 있는데, 통계적으로는 공급 과잉을 반영하는 데이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구리 생산국과 소비국으로 구성된 국제동산업연구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7월까지 국제 구리 시장은 52만7000톤의 공급 과잉을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의 79,000톤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2024년 유례없는 상승장세가 펼쳐졌지만 실제 차원의 수급은 빠듯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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