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시대 저물지 모른다는 우려 많아
외국펀드 일본 주식을 순매수해 2013년 이후 최대 매수 규모가 될 전망
HSBC, 일본 주식을 줄이고 중국 본토 주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
중국 시장은 매우 잠재력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기회가 많아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올 들어 일본 증시가 중국 증시보다 월등히 선전하고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이 추세가 곧 역전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증시가 글로벌 경제 성장세 악화와 일본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압박에 따라 수출업체의 흑자를 떠받치던 엔화 약세 시대가 저물지 모른다는 우려 등 악재가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과 국내 증시 부양 노력이 증시 하락을 매듭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중국 증시는 전 세계적으로 부진한 증시 중 하나가 됐다.역사적으로 낮은 평가액도 바닥권자를 끌어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드니에 상주하는 류쥔페이 트리베카투자파트너스 펀드매니저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중국이나 혹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 체력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좋은 성과를 거둔 뒤 일본이 쉽게 이들 지역의 거래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일본 도쿄증시지수는 경제성장의 가속화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2023년 현재 23% 상승해 10년 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 기준 상하이-선전300지수는 7.4% 하락했다.

일본 증시의 선전이 정점을 찍을 조짐이다.

도쿄증시가 이미 올해 고점 대비 4% 이상 하락한 것은 글로벌 금리 급등으로 외부 수요 전망이 악화돼 일본의 강력한 산업집단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증지수 성분주 중 수출의존형 공업기업이 약 4분의 1을 차지해 중국 기준주가지수의 해당 비율보다 높다.

일본 증시도 지난달 기술 조정에 들어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10년 동안 둥증지수와 S&P500지수의 주간 상관관계는 0.57인 반면 상하이선전300지수와 S&P500지수의 주간 상관관계는 0.1에 불과했다. 상관관계가 1이면 둘의 동시 변동을 나타낸다.

일본 증시가 직면한 또 다른 리스크는 글로벌 펀드의 유입 기회(포지션 확보)가 많다는 것이다.

해외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307억 달러어치의 일본 주식을 순매수해 2013년 이후 최대 매수 규모가 될 전망이다.

HSBC홀딩스의 전략가 헬러드 반데를린덴과 프렐나 가그는 지난달 연구 브리핑에서 "현재 글로벌 펀드는 일본 주식에 대한 개방성(매수 기회)이 높아진 관계로 지난 10년 전보다 훨씬 높다."라면서 "따라서 이들이 추가로 보유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다."고 밝혔다.

밴더린덴과 가그에 따르면 HSBC는 일본 주식을 줄이고 중국 본토 주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문은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일본 증시의 하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엔화는 올해 이미 13% 가까이 떨어져 30년 만의 저점에 근접해 절상 여력이 크다.

일본 중앙은행이 이번 주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을 소폭 수정하는 데 그쳐 엔화 약세에 실망했다.

실제로 엔화가 약세 방향으로 한발 다가선 것은 사실이며, 이에  좀 더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질 경우에만 엔화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증시의 긍정적인 요인 중 하나는 매력적인 수익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하이-선전 300지수 주식회사의 이익은 향후 12개월 동안 평균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일본 도쿄증시의 주가 수익률은 5%에 그쳤다.

평가 지표도 중국 증시가 반등할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상하이-선전 300지수의 현재 예상 주가수익률은 10.5배로 5년 평균의 12.4배보다 낮다.동증지수의 주가수익률은 14.3배로 5년 평균과 일치한다.

싱가포르에 상주하는 레이엘그룹의 루카 카스톨디 선임 펀드매니저는 "리베이트 수혜 측면에서 중국은 다른 아시아 시장보다 더 용이 하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은 미래에 미국의 뒤를 따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레이얼그룹이 중국 주식을 더 많이 보유하는 한편 일본 주식을 공매도 해 엔화를 많이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일본 증시를 이길 수 있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경험 많은 투자자들은 도전적인 글로벌 투자환경이 여전히 신중한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파비아나 페델리 M&G투자주식·멀티자산·지속가능성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 시장은 매우 깊이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기회가 많지만 항상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라면서 "몇 달 동안 펀드 운용사가 중국 포지션을 늘려왔다"고 말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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