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석유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유 수급이 빠듯해져 유가 상승 전망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2021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

국제에너지기구(IAEA)는 중국의 석유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유 수급이 빠듯해지고 유가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파리에 본부를 둔 이 기관의 최근 전망은 개발도상국의 원유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경제 전망이 어두운 유럽과 북미 지역의 수요는 저조해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유가가 약 16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석유 수요와 공급에 큰 차질이 예상돼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주목받는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IAEA는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을 하루 220만 배럴로 20만 배럴 높였다.총수요는 1억200만배럴로 지난달 전망치보다 10만배럴 많을 것이라고 했다.
IAEA는 "중국이 이 같은 성장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완전히 되살아나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계속 예상을 웃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3월 중국의 원유 수요가 하루 1600만 배럴을 기록했는데, 올해 전체 석유 수요 증가의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개발도상국 전체의 석유 수요가 급증할 것이 분명하지만 선진국의 고금리와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이 석유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이 석유와 석탄을 더 저렴한 연료 공급원으로 계속 인식함에 따라 오염을 유발하는 화석 연료를 포기하도록 장려하는 서방 정부의 노력은 이러한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IAE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의 석유 수요는 올해 하루 35만 배럴 증가에 그칠 것"이라며 "예상 석유 수요 증가량의 약 16%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나머지 약 190만 배럴의 성장은 비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주로 아시아 국가에서 올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석유 수요가 늘면서 국제에너지기구는 산유국의 생산량을 따라잡기 어려워지면서 석유시장이 큰 격차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분기 석유 수요는 2022년 초 이후 처음으로 공급량을 넘어 연말까지 하루 200만 배럴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23년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은 하루 평균 1억1100만 배럴로 2022년보다 12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산유국의 최근 조치는 갈수록 커지는 격차를 더욱 심화시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일부 주요 회원국은 이달 들어 하루 100만 배럴 이상 감산 계획을 시작했다.
한편 미국의 석유 생산업체들은 그동안 신규 생산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꺼려왔다.
IAEA는 4월부터 연말까지 OPEC과 그 동맹국들('OPEC+')의 석유 생산량이 하루 85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OPEC+가 아닌 국가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71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IAEA의 석유시장 긴축 전망에도 불구하고 원유 가격 침체가 지속되면서 고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경제·소비자들의 압박이 다소 완화됐다.
미국 은행 시스템의 건전 상태에 대한 우려는 세계 경제 성장 전망과 원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최신 이슈다.
러시아로부터의 공급은 여전히 예상보다 강하여 가격을 더욱 낮추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러시아의 4월 석유 수출량이 하루 830만 배럴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모스크바가 하루 50만 배럴 감산 계획을 전면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제 석유 기준인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2021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 보고서 발표 후 유가는 화요일 배럴당 75.71달러로 0.6% 소폭 상승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