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공정한 경쟁을 존중하는 사회분위기가 필요합니다.

세상은 앞서 달리는 경쟁자의 다리라도 걸어 자빠뜨리고 무조건 자신이 1등을 차지하려는 풍조가 팽배해 있습니다.

자신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에서도 결승선을 183m 앞두고 주저앉은 선수를 부축하여 함께달려 그를 우승시키고 자신은 2위를 차지한 선수가 있습니다.

2017년 12월 10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Challange] 2017 BMW 마라톤의 여자부 경기에서있었던 일입니다.

38km 지점까지 줄곳 1위로 달리던 챈들러 셀프(Chandler Self)는 그를 추격해온 아리아나 루터먼(Ariana Luterman)과 페이스를 조절하며 함께 달렸습니다.

그러나 결승선을 300여m 앞둔 지점에서부터 첸들러 셀프의 다리가 휘청거리기 시작하더니 183m를 앞두고는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뒤에서 따르던 아리아나 루터먼은 주저앉은 첸들러를 부축하여 세우고는 "결승선이 바로 저기에요"라면서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그리고는 결승선에 도달하자 첸들러의 등을 떠밀어 그가 결승테이프를 먼저 터치하게 하였습니다.

첸들러를 제치고 자신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음에도 앞서가던 선수를 도와 우승의 영광을 안기고 자신은2등을 차지한 것입니다.

이 대회에서의 공식적인 우승자는 첸들러로 발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의 중계방송을 지켜본 수많은 사람들에게 루터먼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정작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우승자가 아닌 2위를 한 루터먼에게 쏠리는 드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유수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는 일약 스타가 된 것입니다.

아리아나 루터먼은 18세 생일을 2주 앞둔 17세의 여고생이었는데 그녀의 이런 선행은 크리스마스를 앞둔미국 사회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신이 불이익을 당하면서 남을 돕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앞서가는 경쟁자의 등을 밀어주기는 커녕 다리를 걸어 자빠트리고라도 자신이 1등을 차지하려는 것이 세상의 인심입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과 사회의 분위기가 정반대인 현실에서 아직 미성년의 여고생인 루터먼의 이런 행동은수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그런 사회의 분위기에 루터먼의 훈훈한 미담이 알려지면서 2016년 여름 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으로 기록된바 있는 "허비"가 몰고온 수해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상심에 젖어있던 휴스턴 등 미국 남동부의 시민들에게루터먼의 선행은 적지않은 격려가 되었다는 후문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1등을 자지하려 발버둥치는 기성세대들에게 경종을 울려준 역사적 사건이었던것입니다.

배대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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