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화리튬의 전체 수입액 중 중국산 비중 지난해 87.9% 달해
국내 배터리 3사,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의식해 탈중국화 시도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해양의 시대에는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했다.

산업혁명 시대에는 에너지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반도체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미-중 무역전쟁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는 미국 기술로 만든 '산업의 쌀'이었지만 이젠 '적을 궁지로 몰아붙이는 무기'가 되었다. 

반도체는 이제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경제 상품'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패권전쟁의 전략 물자'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미-중 간의 패권전쟁은 반도체 전쟁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협력과 상생'의 시대는 가고 '약육강식과 각자 도생'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제 반도체는 재벌의 수익사업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도 국가명운을 건 안보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므로 지금 반도체 생산기술 강국인 한국은 미.중 모두에게 보복의 대상이 아니라 어떻게든 구슬려야 하는 협상의 대상이다. 

미-중의 전쟁에서 아직까지 한국이 발언권이 있고 부당한 대우에 항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미-중이 절절히 원하고 있지만 그들이  갖지 못한 첨단반도체 생산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든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 

모든이가 탐내는 귀한 것은 위험한 것이다. 

특히 세계 1.2위가 서로 탐내는 위험한 반도체 기술이라는 보석을 가진 한국으로서는 위험을 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이 한국에게 강하게 요구하고 빼앗으려고 하면 한국은 철저히 약자 코스프레를 해야 한다. 

물에 잠긴 용은 눈에 띄지 않는다.  미국은 우아하게 말하지만 말을 듣지 않으면 무쇠 주먹을 휘두르는 나라다. 

1986년 G1 미국과 G2 일본사이에서도 10년에 걸친 반도체 전쟁이 있었다. 

과거 미국이 G2국가인 일본을 대했던 것을 보면 경제력10위인 한국을 어떻게 대할지는 뻔하다.

반도체 산업이 지는 순간 한국도 지게 된다. 반도체는 지금 한국을 지키는 최종 병기다. 

미-중의 패권전쟁에서 미국이 중국을 완전히 좌초시키지 못한다면 현재 세계화된 산업과 기술 지도는 미국화와 중국화로 한 지구에 2개의 시스템으로 분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술 표준 역시 미국 표준과 새로운 중국 표준으로 갈라질 수밖에 없어보인다.

미-중에 양다리를 걸칠 수밖에 없는 한국은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기술에서 2개의 표준 모두에 대비해야 된다. 

국제 관계에서 피보다 진한 것이 돈이다. 

돈이 되면 적과도 동침하고 돈이 안되면 동맹도 죽이는 것이 냉혹한 국제 관계다. 

어느 때보다도 한국의 지도층의 판단이 정확하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도 장담하지 못한다. 

한국의 지도 층의 판단이 흐려져서 남을 죽이기 전에 우리 편을 먼저 죽이는 우를 범하면 안된다. 

반도체 산업에 남들보다 못한 지원을 하면서 미국. 대만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기대란 어리석다. 

그래서 규모의 경제가 경쟁력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에서 투자 능력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탈락이다. 

진정한 싸움꾼은 한놈만 팬다. 낸드에서 투자를 늘려 3.4.5위를 죽여 한국점유율 75% 신화를 만들고, D램에서 투자를 늘려 3위를 죽여 한국 점유율  95%의  신화를 만들면 게임은 끝난다. 

반도체 EUV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의 ASML은 전 세계 모든 첨단 반도체 회사가  매달린다.  

반도체 핵심 공정인 노광공정의 룰 메이커이자 슈퍼 乙이다. 

우리들도 갈등의 불이 떨어졌을 때 대책을 세운다고 허둥대지 말고 50년을 내다보는 대비가 필요하다.

반도체 전쟁에서 한국은 미국 동맹에서 벗어나는 두려움과 중국의 보복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떻게 슈퍼 乙이 될지만 고민해서 꼭성공시키면 게임은 끝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전병서 필자 주요 이력

△푸단대 박사/칭화대 석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반도체IT Analyst 17년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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