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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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말이 있다. 육체와 정신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정의한 것이다.  

결국 꾸준한 신체단련만이 맑은 정신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스포츠가 도박이나 중독성 게임과 다른 이유이다. 스포츠는 뿌린 만큼 거두기 마련이다.

스포츠에는 정신과 혼이 반드시 존재하지만 도박이나 중독성 게임에는 단순 놀이라는 행위에 불과하다. 경기 당일에 약간의 운수가 작용할지 모른지만 거의 요행은 없다.

쉽게 얻으려고 하는 자세는 마치 요행을 바라는 것과 같다. 그야말로 도박을 할 때의 접근 심리와 같다.

결국 진정한 행복을 찾기보다는 순간의 쾌락을 얻으려는 것에 가깝다. 결국 거기에는 부작용이 뒤따른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하지만 공정과 규칙과 규정을 지켜야 하는 ‘스포츠 정신’을 요구한다. 이른바 페어플레이 정신이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 있어서 참가선수로서 도덕과 의무를 견지해야 한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경기 자체에 몰두해야 한다. 경기결과는 얼마나 열심히 대회를 위해 준비 했느냐 경기장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느냐는 가에 달려 있다. 때로는 지나친 승부욕과 어떠한 비정상적인  반칙을 해서라도 무조건 이길 수는 있다.

하지만 오명은 오래 남는다. 결국 선수 자신과 팀의 브랜드 가치는  더럽혀진다.  이런 한탕 심리는 스포츠 정신에도 위배된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이러한 각도에서 페어플레이, 스포츠맨십을 강조하고 있다. 축구를 통해 긍정적인 가치를 전하는 피파의 스포츠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스포츠를 넘어 건전한 정신문화를 강조하고 있고 판정과 관련해서도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도 경기에서 승리만을 추구 하려는 태도로 간혹 부작용을 일으킨다. 지나친 승부욕은 때로는 경기 자체에 가치를 두지 않고 손쉬운 방법을 찾게 한다.

상대방이 선의의 경쟁자라는 점을 잠시 잊게 만든다. 아울러 함께 승부를 놓고 겨루는 상대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공정한 룰을 부정하면 페어플레이 정신과 상호 존중감은 파괴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한축구협회가 기존에 징계했던 축구인 100인 기습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비등하다.

각종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은 물론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48명도 포함됐다.

이번 사면은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성과를 축하하고 새 출발 하는 시점에서 축구계 대통합차원에서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 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가 있다는 축구협회의 궁색한 변명에도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축구 '붉은악마' 역시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철회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A매치, K리그 보이콧, 항의 집회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으로 한국 축구의 근간을 흔들었던 최악의 사건이었다. 그야말로 한국 축구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 청소년들에게 아주 나쁜 선례를 안겨다 준 셈이다. 올림픽 창시자로 여겨지는 쿠베르탱은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군이 승리한 것은 이튼스쿨에서 꽃핀 스포츠정신 덕분’이라고 역설했다.

스포츠 정신은 공동체 정신이라는 것이다. 결국 국가를 이끌어 가는 것도 팀플레이로 표현되는 건전한 공동체 정신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점이다. 스포츠 정신, 페어플레이 정신 함양은 청소년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승부조작은 축구계의 건전한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는 행위이다. 스포츠에서 승부조작은 스포츠 정신의 근간 자체를 흔드는 엄청난 사건이다.

우리 사회 공동체의 공정과 공평이라는 양축의 잣대를 송두리째 파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스포츠인의 자긍심, 명예심, 자존심에도 엄청난 흠집을 내었다.

축구를 직업으로 평생 가져가고자 하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축구 운동 자체가 자기의 운명을 결정짓게 마련이다. 하지만 기술단련과 함께 철저한 인성과 윤리교육이 필요하다.

스포츠를 단순 기술로만 보지 말고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윤리와 의무를 실천하는 측면에서 삶의 기준으로 삼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와 관련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기회에 공정하고도 투명한 생태계 조성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적 기능, 사회적 역할 차원에서 스포츠 정신 확립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스포츠에는 별다른 왕도(王道)가 없다. 땀과 근면 성실한 노력을 요구하는 정도(正道)만이 존재한다. 결국 이기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도를 지키려는 노력이다. 거기에 스포츠 정신이 깃들어 있다.

누구나 스포츠 정신을 내면화하여 일상의 삶 속에서 실천한다면 건전한 사회는 이루어진다. 단순히 이기는 것이 승리가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겨루어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리자라는 점이 사회전반에 스며들어야 한다.

스포츠 정신이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을 때 사회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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