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절함은 추진 동력을 제공하는 근원입니다. 간절함은 없던 길도 예상 밖의 승리도 만들어 줍니다.
개개인의 숨겨진 간절함과 절박함이 모여지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팀워크가 매우 중요하고 승리의 주요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른바 승부세계에서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는 법입니다.
부딪혀 있는 그 현장에서 얼마나 간절함과 절박함을 갖고 임하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습니다.
어쩌면 세상사 모든 것은 마음먹기, 이른바 강렬한 의지에 달려있다고도 합니다.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가 강호 전북 현대를 꺾고 올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이와 관련 스포츠 매체는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국가대표 0명' 대구, 클린스만 신임 감독 앞에서 ‘전북 제압’했다고 표현했습니다.
국가대표 축구팀에 한 명도 뽑히지 못한 대구FC 였지만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신임 대표팀 감독 앞에서 보기 좋게 시즌 처음 승전고를 울렸습니다.
선제 결승 골을 내주고 만회 하려던 전북 현대는 후반 49분 대구FC 에이스 세징야의 추가 골에 2-0이라는 결과에 망연자실해야 했습니다. K 리그 우승 후보로 꼽히는 전북에는 너무 창피스러운 참패였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꾸린 첫 대표팀에는 전북 소속의 조규성, 김진수, 백승호, 송민규, 김문환 다섯 명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이날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습니다.
반면 대구에는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은 선수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전북은 공 점유율에서는 70%-30%로 앞섰지만 제대로 된 골문을 향한 유효슈팅 없이 답답한 흐름 속에 경기를 마쳤습니다.
개인 스피드, 팀 기동력, 공수 전환, 압박 강도, 유효 슈팅측면에서 확연히 뒤진 경기였습니다.
전형적인 스탠딩 플레이, 침투능력의 부재, 좁은 공간에서 숏 패스를 통한 전술적 조직력이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높이에만 의존하려는 ‘뻥 축구’ 와 전북 특유의 화끈한 ‘닥공(닥치고 공격)’DNA는 도저히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판다'는 ‘임갈굴정(臨渴掘井)’이 연상되는 경기였습니다. 간절함과 절박함의 차이였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승리는 실력의 차이를 넘어 간절하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법입니다.
마치 한 마리의 여우가 토끼를 쫓고 있었는데, 그 여우는 토끼를 잡을 수 없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여우는 한 끼의 식사를 위해 뛰었지만 토끼는 살기 위해 뛰었기 때문입니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라는 헛된 자부심과 연봉수준에 이미 자기도 모르게 몸에 스며들었다는 것입니다.
훈련 부족, 아니면 자기(체력)관리, 연예인(스타)이 된 것 같은 ‘붕 뜬 마음’으로 이미 운동장에서 실전적인 기술과 도전 정신이 쇠약해졌다는 의미입니다.
장수가 배가 나오고 허벅지에 살이 찌면 전쟁터에 나가기 싫어지는 법이고, 죽음을 두려워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지속적인 전투의지와 전투능력을 상시 구비하기에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러기에 화려함과 풍요로움에 취하면 언제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례로 대제국을 건설했던 임전무퇴의 화신이었던 로마제국이 무너진 것은 외부 요인보다 사치와 방종이었습니다.
자기절제, 평상심 유지, 초심유지 만이 간절함과 절박함을 지속적으로 유지 시키거나 배양시킬 수 있습니다.
미세하지만 초격차가 승리를 판가름합니다. 간절함은 대단한 성공의 씨앗입니다. 간절함과 절박함은 선수 개인에게는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게 하고 선수와 감독의 일체감을 만들어 줍니다. 그야말로 모두에게 승리만을 위한 몰입의 상태를 조성케 합니다.
이번 대구 경기에서 신임 클린스만 감독은 아마도 5-0의 국가대표팀 분포 숫자라는 편견을 갖고 경기 관전에 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북현대가 결국 0-2로 패하는 것을 보고 클린스만 감독은 향후 대표 선수 선발 관련 분명 느낀 점이 있었을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간절한 만큼 이루어진다.'라는 평범한 진리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축구공은 둥글다’라는 법칙이 회자되는 이유입니다.
간절함은 모든 것의 근원입니다. 간절함은 승리의 길을 만들어 줍니다. 모든 경기 결과는 마음먹기 달렸습니다.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있으면 내 안에 있는 내가 능동적으로 자가발전 시켜집니다. 투지력과 자신감이 생기게 됩니다.
상대의 허점이 보이게 되고, 한 발 더 빨리 빈 공간으로 움직이게 되면서 팀 조직력이 활기차게 가동되어집니다.
전북현대와 대구FC 대결 결과는 임갈굴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 좋은 사례입니다. 어떤 팀도 방심과 함께 간절함이 사라지는 순간 패배를 맛 볼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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