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봄의 서막이 울려 퍼진다. 우수와 경칩 사이의 절기이다.
아! 이제 어엿한 봄은 아니지만 대동강 물이 녹을 정도로 봄기운이 돌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벌레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이다.
K리그도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 재정비와 겨울철 동계훈련을 마치고 기지개를 펴는 시즌이 돌아왔다. 금년 K리그는 여는 해보다 몇 가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있다.
2023년 K리그가 ‘현대 家 더비’를 시작으로 개막된다. 지난해 울산이 리그 우승과 전북이 FA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개막전부터 빅 매치가 성사되었다.
그야말로 지키느냐(수성), 빼앗느냐(탈환)하는 흥미진진 하는 혈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더욱이 개막전 이전부터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던 일본 아마노 선수 이슈다.
더 치열해진 현대가 더비 간 우승경쟁과 함께 지난해 울산에게 17년만에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낸 아마노가 라이벌 전북으로 이적 하면서 홍명보 울산 감독과 묘한 감정 대립 양상으로 번졌다.
이런 가운데 이제 시선은 ‘가드 오브 아너’로 향한다. 이른바 킥 오프 전 상대팀이 도열해 전년도 우승팀 입장 시 박수를 보내는 행사를 거행한다.
아마노가 선발 출전 시 꺼끄러운 관계에 있는 울산 선수들의 입장을 축하해 주면서 지켜봐야 하는 광경이 나올 수 있다.
그야말로 ‘ 아마노의 가드 오브 아너’로 부터 우승 경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이와 관련 울산 개막전 입장권이 거의 매진 될 정도로 개막식부터 금년 K리그는 후끈 달아오르는 흥행을 보이고 있다.
월드컵 누빈 스트라이커들의 자존심 경쟁도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당시 최전방에서 경쟁을 벌인 전북 조규성과 서울로 잠시 임대 이적을 한 황의조가 자존심 경쟁을 벌인다.
한편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은 프로축구는 흥미를 더하기 위해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가 이뤄져 K리그 판도에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2023 K리그1은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6명으로 늘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외국인 선수 쿼터를 ‘3+1’(국적 무관 3명+AFC 가맹국 국적 1명)에서 ‘5+1’로 확대하자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이에 발맞춰 ‘5+1’을 도입했다. 사실상 외국인 선수 쿼터가 사실상 2명 늘어난 셈이다.
그만큼 외국인 용병들의 출전 기회가 많아지면서 K 리그도 더욱 글로벌화 될 전망이다.
이에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예고된 가운데 2021년 주민규(제주), 2022년 조규성(전북)에 이어 3년 연속 '토종 득점왕'이 탄생할지도 관심을 끈다. 1998년 이후로 국내 선수가 2년 연속 득점왕에 오른 적은 세 차례 있었지만 3년 연속은 없었다.
경기와 경기를 이어주는 것이 그라운드의 선수이다. 하지만 관중과 그라운드 경기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화끈한 득점포’ 작렬이다. 팬들의 열기를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역시 화끈한 공격, ‘화공’이다.
작년 2022년은 ‘저득점의 해’로 평가 받았다. 지난 시즌 K리그1는 전체 228경기에서 590골을 기록했다.
경기당 불과 평균 2.59골을 넣었다. 이는 최근 7년간 2021년(563골)에 비해 두 번째로 가장 적은 득점 수치다.
작렬하는 득점포와 현란한 개인기만이 K 리그에 대한 열기를 부추킬 수 있다. 이에 열광하는 순간 시야가 번뜩이면서 경기 자체에 매료하게 된다.
경기 자체에 열기와 환호가 그라운드에 모이면 흥행이 되고 만나지는 모든 선수와 관중이 혼연일체가 되어 K리그는 더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금년도 우승경쟁과 함께 1부 리그 탈락 팀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마치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오리무중(五里霧中)' 상황이다.
각자 팀 칼라에 걸 맞는 선수 영입으로 어느 팀도 만만하지 않은 상대다. 승격 팀은 ‘공격 앞으로’, 기존 1부 리그 팀은 더 높은 순위 도약을 위해 진력을 다할 태세다.
2023년 K리그 전망은 상식이나 예측으로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 확대로 점차 팀간의 실력 격차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일방적인 독주가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로 물리고 물릴 확률이 높고 승부예측도 쉽지 않은 ‘안개 속 혼전’이 예상된다.
관중들은 실제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의 상황을 원하고 그래야만 K리그도 열기를 더해 갈 수 있다.
갈수록 선수들의 몸동작도 서서히 풀리면서 더 수준 높은 테크닉을 관중들에게 선사하고 팀들 간 경쟁도 더 치열해져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되어야만 흥행된다.
K리그가 꾸준히 국내 축구팬에게 계속 사랑받으려면 수준 높은 경기와 긴박감 넘치는 스피드, 현란한 테크닉과 매너 있는 행동 유지가 관건이다.
각 구단도 승부를 떠나 흥미 유발 및 경기력 관리에 더욱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한다.
K리그 40년을 맞아 더욱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팬들의 사랑이 더해지기를 기대한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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