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란 무엇인가요?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 봅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의롭지 못한 일들을 많이 경험합니다.
불공정한 일들을 겪기때문에 우리는 정의를 외치는 것입니다.
필자는 마이클 샌델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미국의 최연소 대학교수가 된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화두인 "정의"라는 주제를 다양한 철학을 통해 다각적으로 풀어 헤쳤습니다.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였지만 정의는 옳고 그른것을 판단하는가?ᆢ하는 문제를 통하여 공정하다는 착각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여러사람을 살리기 위하여 한명의 내가 희생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하여 진정한 정의란 무엇일까에 대하여도 생각 해 보았습니다.
여기 한 사람의 용기있는 결단력을 통하여 정의와 상식 그리고 공정이 바로서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 토막의 실화 내용을 소개드립니다.
전라남도 목포의 한 유통회사에서 상무로 근무했던 조호연(당시 38세) 씨는 1996년 직원 10여 명과 함께 식당에서 회식을 마치고 2차로 나이트 클럽에 갔습니다.
그런데 즐거웠던 회식 자리는 악몽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회식이 끝나고 계산을 하기위해 받아 든 터무니없는 바가지 영수증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나이트클럽을 관리하던 조직 폭력배들이 오히려 몰려와서 조호연씨와 직원들을 집단으로 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조호연씨는 비겁하고 너무 억울하여 다음 날 항의를 하기위하여 나이트 클럽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조직폭력배들이 장악하고 있던 나이트클럽의 사장 또한 조호연 씨를 "이 ××건방지다며" 마구 폭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후 조직 폭력배들은 크게 다친 조호연 씨의 회사에까지 다시찾아가 행패를 부리고 직원들을 위협했으며 그후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조호연 씨를 모욕하고 조롱하기까지 했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조호연 씨는 나이트클럽을 상대로 직접 상해진단서와 함께 고소장을 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조직폭력배들의 보복과 폭력은 더 끔찍하게 변해갔습니다.
조호연 씨의 동생을 납치해 상해를 가했으며 조호연 씨의 옮겨진 주거지를 찾아내며 가족들에게 위협을 가하곤 했습니다.
평범한 시민에 불과한 자신의 입장에서 막강한 조직력과 힘을 가진 조직폭력배들과 정면 대응할 것인지 아니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숨죽이고 살 것인지를 밤을 새우며 고민하고 또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조호연 씨는 이들 조직폭력배들과 끝까지 싸우다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부끄러운 직장 상사나 아버지는 되지 말자라고 굳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1996년 7월 24일 그는 개인 사비로이 사건에 관해서 중앙의 일간신문 하단 5단통으로 대통령께 보내는 탄원서를 일제히 광고로 싣게 됩니다.
그동안 조직폭력배에게 당한 일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상세하게 나열하였습니다.
신문에는 조호연씨의 주민등록번호와 거주지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탄원서 광고 끝 부분에는 "대한민국은 엄연한 법치국가인 만큼 조직 폭력배와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천명하였습니다.
그리고 "만일 폭행을 당해 내가 목숨을 잃는다면 깨어있는 다른 시민들이 나서서 이러한 운동을 계속 해 주길 부탁드립니다"라는 비장한 심정을 덧붙였습니다.
조호연씨의 용기있는 결단은 순식간에 수도권 전 지역의 방송사와 신문사로 빠르게 보도가 되었으며 당시 대통령이었던 김영삼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되어 알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대단한 용기는 당시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번 사건을 신속히 수사하여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라는 대통령의 특별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조호연 씨에게 "빠른 쾌유를 기원드립니다"라며 조직폭력배를 발본색원하여 일제히 소탕할 수 있도록 특별조치를 취하겠다" 라는 서신까지 직접 보내셨습니다.
그 후 이틀이 되지 않아 조호연씨와 관련된 조직폭력배들은 모두 체포되었습니다.
이어서 전국의 조직폭력배 소탕령으로 까지 확대되어 조직폭력배에 대한 일제 단속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전국적으로 많은 조직폭력범들이 구속되었고 폭력범들은 수면아래로 일제히 숨었습니다.
이윽고 그들 조폭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조호연 씨는 법정에서 모두의 예상과는 반대로 조폭 가해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을 호소하며 말했습니다.
"저는 가해자의 엄벌보다 폭력에 무관심한 시민 정신을 일깨우고 정의와 진실을 밝히기 위해 탄원서를 낸 것입니다.”
조호연씨의 결의에 찬 말투에는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었고 법정안의 모든 사람들을 숙연하게 하였습니다.
정의와 공정이 이 사회에 함께한다면 어떠한 것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형권 칼럼니스트 leehyung@nvp.co.kr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