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30주년 기념, 차이나미디어·길림신문 공동기획
중국 거주 한중 우호 증진과 경제협력 기여자 인터뷰

<한중수교 30년 주년 특집>은 한국과 중국에 정착해 생활하면서 꿈을 이루고, 성공을 이룬 ‘재한 중국인’과 ‘재중 한국인’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올해로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지 30년째다. 이 길다면 긴 세월 동안 한국에서도 땅끝이라 불리는 목포와 대륙의 가장 서쪽에 자리잡은 신장 위구르 두 남녀의 사랑은 장장 28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사진=길림신문 제공.
사진=길림신문 제공.

현재 중국 베이징의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왕징에서 ‘곰집’이라는 한식당을 운영하는 사장 김용수 씨(55세) 부부의 이야기다. 

한중수교도 이루어기 전인 80년대 말, 김용수 씨는 마치 운명과도 같이 중국어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전라남도 목포시가 고향인 그는 대학교를 마치자마자 중국 유학길에 올랐고 톈진대학에서 어학당을 다니면서 고향이 신장 커라마이인 중국 처녀를 만나 첫눈에 반해버렸다. 가족들의 극심한 반대 속에서도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무르익어 갔으며 결국은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반평생 넘게 낯선 이국 타향에서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사랑스러운 아내와 두꺼비같은 아들 셋 덕분이라고 김용수 씨는 말한다. 그에게 아내는 ‘현처량모’ 그 이상의 존재였다. 국경도 갈라 놓을 수 없었던 불타는 사랑이었지만 당장 생계를 이어가야 했기에 두 사람은 함께 베이징으로 상경하기로 했다. 

사진=길림신문 제공.
사진=길림신문 제공.

베이징에서 단돈 2000위안(약 40만 원)으로 대학생들로 북적이는 대학가에 자그마한 한식당을 차렸다.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헤아려 무조건 음식은 ‘크고 싸고 맛있게’ 해줘야겠다는 그들 부부만의 철학으로 28년간 가게를 운영해왔다.  

어쩌면 특별한 조리 비법보다 진심 어린 이 부부의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현재 한꺼번에 300여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식당을 운영할 수 있게 된 비결이 아닌가 싶다. 

현재 ‘곰집’은 규모는 물론 베이징에서 가장 오래된 한식점이자 80%의 손님이 한족인 진정한 한식 ‘맛집’으로 자리잡았다. 김용수 씨는 이제 중국사람들과 의사소통은 물론 스스럼없이 우스개도 주고받는 절친한 중국인 친구가 많이 생겨 너무 든든하다고 말한다. 이 둘 부부의 사랑도 고난과 역경 속에서 더욱 단단해졌다. 

매사에 늘 긍정적이고 호방한 성격의 그런 김용수 씨도 피해 가지 못한 게 있었다. 바로 ‘코로나’다. 코로나는 이들 부부가 25년간 애지중지 운영해온 ‘곰집’ 한식점 문을 닫게 만들었다. 그러나 김용수 부부는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며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28년 동안 여러 차례 실패의 고배를 마셔가며 늘 어려웠던 순간들을 함께 이겨내면서 보람된 인생을 살아왔다는 김용수 씨 부부, 김용수 씨는 인터뷰 마지막에 아래와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제2의 고향인 중국에서 살아가는 게 이제는 너무 편하고 즐겁기만 합니다. 그간 이국 타향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늘 저에게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기에 오늘날 저는 제 인생에서 중국을 선택하게 된 걸 너무나도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곳에서 저희 가족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게 제 평생의 소망입니다.”

원문 출처: 길림신문
글 정리: 차이나뷰

최진승 기자 jschoi@nvp.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