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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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6월 29-30일 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의 윤석렬 대통령도 초청을 받아 한국 정상으로서는 최초로 나토정상회의에서 연설을 행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정상회의 주요 의미 

이번 정상회의의 특징으로는 냉전기 태동한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가. 새로운 전략개념을 도입했다는 점, 미국 주도의 대중국 견제를 나토는 물론, 인도•태평양선까지 포함하는 참여 범위를 확대한 점, 그리고 대러 강경 규탄과 스웨덴, 핀란드 양국의 나토가입 결정 등을 들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러시아를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규정하는 신 전략 개념을 사상 처음 채택해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을 공식화한 점이다. 

2010년 직전 전략 개념에서는 러시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고 중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전략개념은 향후 10년간 나토의 전략적 방향과 청사진을 담은 나토 핵심 문서다. 1949년 창설 이후 나온 7개의 문서에서 중국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은 처음으로, 언급 수위도 상당히 강했다.

나토는 새 전략개념에서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적시했다. 또 “중국은 주요 기술 부문과 산업부문, 중요 인프라, 전략 자재, 공급망을 통제하려고 하며 우주•사이버 공간•해양 영역에서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전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러의 전략적 파트너십 심화를 두고는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약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특히 전략개념이 “항행의 자유를 포함해 공통된 가치와 규칙 기반 질서를 수호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볼 때,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중국과 러시아를 자유주의 세계 질서에 현상 변경을 가하려는 “권위주의적 행위자”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나토는 대서양과  태평양 국가들을 자기들의 네트워크권으로 묶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중국의 반발 계수 

나토의 전략개념 변경에 대해 중국은 연일 외교부 대변인은 물론 관영 언론 등을 통해 강력한  비난의 목청을 높이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나토가 지역과 영역을 넘어 집단 대결을 고취한 데 대해 국제사회는 고도로 경계하고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면서 “냉전 사고를 고수하고 집단 대항을 추진하고 패거리와 소그룹을 만드는 것은 민심을 얻을 수 없으며,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특히 신경을 쓰는 대목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을 비롯한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파트너 4개국도 참여했다는 점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는 30일 “한국-일본 정상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외교적 자율성 저하를 감수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진출하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매체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일본 정상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장기적으로 경제적, 안보적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지역 대립과 분열을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렇게 미국의 대서양 동맹과 태평양 동맹이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에 기반한 연대로 대중국 포위망 형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강열한 반발계수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던지는 함의와 우리의 대응

이번 마드리드 나토정상회담은 한국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 정부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의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담에 초청받아 나토의 정상무대에 섰다는 자체만도 역사적 상징적 의미가 크다. 특히 윤대통령은 취임하자 바로 천하를 재단하는 거대한 그룹의 정상들과 접촉하여 외교영역을 확대하는 기회를 잡아 십분 활용하였다. 그 만큼 실질적인 외교지평을 확장한 것이다. 

게다가 일본 호주 등과 더불어 아태지역을 대표하는 국가로 초청되어 참석하였으니 국가 위상도 한껏 고양한 것이다.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나토의 새로운 전략개념에 부응하여 나토 영역 확장의 주요 행위자(key player) 지위를 획득하였다. 이는 우리에게 중국에 경도된 경제 의존도를 줄이는데 필요한 경제영토의 확충에 기여할 것이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지역을 넘어서는 도전과 공통의 안보 이익을 다루기 위해 인도-태평양의 새로운, 그리고 기존의 파트너국들과 대화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분명히 선언했다. 이는 한국이 일본 등과 함께 나토의 새로운 파트너로 지목된 것을 의미한다.

나토는 또한 “대비태세를 강화해 동맹관계를 분열시키려는 중국의 강압적인 전술과 노력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다. 다만 중국과의 건설적 관계에는 열려 있다.”고 발표했다. 바로 이 부분은 나토에 다가서려는 한국을 중국이 압력으로 방해할 수 있으니 이를 보호해야한다는 말과 통한다.

나토의 전략개념 내용들은 그간 미국이 펼쳐온 대 중국 정책을 나토에까지 확대한 것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을 지정학적 경쟁자로 간주하고 나토 동맹국들에게도 중국에 맞서 공동 전선을 펴기를 촉구해왔었는데 이번에 나토의 전략개념 수정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잡은 것이다. 

중국은 그간 미국 중심으로 전개되던 중국 포위전략이 이젠 유럽의 나토는 물론 아태지역 국가들까지 동시에 중국 압박작전을 펼친다는 상황에 당황할 것이다. 이러한 대 중국 전략은 단순한 경제문제 만이 아니라 군사적 분야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저으기 긴장할 것이다. 그러기에 중국은 한국을 나토에 불참시키기 위해 혈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참에 우리는  중국에게 확실한 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가장 먼져 한중미 3각관계를 역사적으로 분명하게 규정하여 중국이 감히 우리에게 딴지를 걸거나 외교적 간섭을 엄두도 못내도록 해야한다.중화인민공화국은 우리에게 어떠한 실존적 존재인가? 중국은 6.25 전쟁시 남북통일이 다된 상황에서 참전하여 우리 국군과 유엔군을 살상하며 통일을 방해한 천하의 숙적이다.반면에 미국은 북한의 무도한 동족상잔의 전쟁발발로 우리가 국가 소멸의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를 도와 대한민국을 재건시킨 은인이다.

미국은 지금도 엄청난 재원과 인력을 동원하여 우리 국방을 책임지고 있다.중국이 인간적 양심이 존재하는 국가라면 한국이 미국의 편에 서서 동맹국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데 하등의 간섭이나 비판을 할 입장이 못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국토를 방위하기 위해 나토에 참여하든 사드를 설치하든 전술핵무기를 도입하든 중국은 아무런 간섭할 권한과 이유가 없다.중국은 이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한미 동맹과 우리의 외교행보에 주제넘은 야만적 간섭과 비난을 절대 해서는 안된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점을 분명히  만 천하에 공포하여 중국으로 하여금 향후 우리의 대나토외교 강화 및 안보 행로에 엉뚱한 생트집이나 시비를 걸지 못하도록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끝

한형동 칭다오대학 석좌교수 hanhd@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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