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화약고 가능성 상존
친러 분리주의 세력 '트란스니스트리아 공화국'
러, 우크라에 친러 분리주의 세력들 독립 인정 요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옛 소련의 몰도바 주를 노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격화되면서 몰도바 시민들은 약 400만 명이라는 작은 동유럽 국가, 몰도바가 모스크바의 ‘십자군 공격’의 다음 점령 목표가 될 것인지 궁금해 하며 불안감에 직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경우처럼 몰도바 동쪽에 친러 분리주의의 세력 트란스니트리아 공화국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몰도바 역시 EU 회원국도 아니고 나토 회원국도 아니다. 이달 초 EU 긴급 가입을 신청했지만 러시아를 의식하여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의 최빈국으로 여겨지는 몰도바에는 2월 24일 전쟁이 발발한 이후 우크라 난민 30만 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몰도바로 유입되었다. 인구 1인당 대비 가장 많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유입되고 있다.
몰도바 시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드니스터 강 왼쪽 둑에 있는 트란스니스트리아 분리주의 지역에 1500명에 달하는 러시아 병력이 주둔하고 있어 진격시 이동이 용이하고,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시에서 가장 가까운 몰도바 국경 도시 팔랑카(Palanca)까지는 불과 60km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몰도바는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긴급한 재정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18일(현지시간)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몰도바 과학아카데미 연구원 블라드와의 인터뷰를 인용해 “크렘린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제한할지, 아니면 구소련의 다른 영토로 더 확대할지가 주요 관심사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은 오데사에 그치지 않고 트란스니스트리아와 몰도바에 올지도 모른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몰도바는 130년 넘게 1500~2000여명의 러시아 군인을 자국 영토에 배치해 왔다. 1991년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트랜스니스트리아 분리주의자들은 1992년 휴전이 발발할 때까지 전면전을 벌였고, 러시아 군 주둔은 오늘까지 계속되었다.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군 태스크포스(GOTR)는 세인트에 본부를 둔 러시아군의 서부 군사지구에 현지상황을 수시 직접 보고하고 있다. 이 군단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부근의 코바스나 마을에 있는 옛 소련식 탄약고를 지키는 임무도 맡고 있다.
코바스나에는 약 2만 톤의 소련 시대의 탄약이 보관되어 있어 사고 발생 시 유럽 전 지역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1991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독일과 옛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몰도바로 가져온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의 폭발물 물질도 이곳에 보관돼 있다.
몰도바 국방부의 전략가들은 러시아군이 오데사를 공격하고, 몰도바 마리누타 주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군과 관련된 군사적 행동의 가능한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