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러시아내 활동 중단 선언
러시아 내 유명 언론들도 폐간 선택
러시아 인권단체도 압수수색 당해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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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가 국내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자국 언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연일 벌어진 반전 데모로 체포된 러시아 시민은 7600명을 넘는다. 일부 소식통에 의하면 자국의 경제위기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지연을 고려한 동원, 효과적인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통제를 고려하여 계엄령 선포설 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러시아 의회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가짜'로 간주하는 뉴스의 고의적인 확산을 불법화하는 법률 초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러시아 의회는 가짜뉴스를 유포할 경우 최고 3년 징역형 또는 벌금형이 부과되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사건에 관해서는 최대 15년형까지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BBC방송은 러시아가 이른바 '가짜뉴스 처벌법'을 도입함에 따라 러시아 내 활동을 중단한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러시아어로 된 BBC 뉴스 서비스는 러시아 외 지역에서 계속 운영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로이터통신도 이날 BBC 사장의 성명을 인용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 러시아 내 모든 BBC 언론인과 직원들의 업무를 일시 중단 한다”고 전했다.

이 법안이 통과된 뒤 러시아의 노바야 가제타 신문은 검열 때문에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관한 자료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민간인이나 민간 인프라들에 대한 공격, 러시아군의 사상자 수, 민간인 희생자 수 등에 대한 보도를 가짜 뉴스라며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 내 일부 유명 언론들도 보도 내용에 대해 무거운 제한을 받기 보다는 폐쇄 및 폐간을 선택했다.

뉴스 웹사이트인 즈낙(Znak)도 지난 금요일 "최근 러시아 내 미디어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제약사항을 언급하며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최고 독립 라디오 방송국인 에크호 모스크비(Ekho Moskvy)가 10일 폐쇄됐으며 독립 TV 방송국인 도즈드(Rain)도 당국의 폐쇄 위협을 받고 가동을 중단했다.

한편, 러시아 언론 커뮤니케이션 규제 기관인 로스콤나드조르는 이날 러시아어로 뉴스를 내보내는 ‘BBC방송’과 ‘미국의 소리‘(VOA), ‘자유유럽방송/라디오 리버티’, 독일의 도이체 벨레, 라트비아에 본사를 둔 웹사이트 메두자 등 5개 해외 언론사를 차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또 인권 단체들에도 대대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저명한 인권 단체 중 하나인 메모리얼은 4일 러시아 당국에 사무실을 수색 당했다. 옌 라친스키 메모리얼 회장은 “이것이 오늘날 러시아의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또 다른 주요 인권단체 시민지원단(Civic Assistance)도 이날 경찰에 모스크바 사무실을 수색 당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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