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中 거대 자본 지원으로 베이징 영향력 확대 전망
中 자본 투자되면 인도네시아는 ‘제 2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사진=뉴시스 제공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사진=뉴시스 제공

인도네시아가 최근 수도 인구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도 자카르타를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자 세계 전문가들은 수도 이전 사업에 중국의 거대 자본이 지원될 경우 인도네시아가 중국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4일 일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의회는 지난 1월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 칼리만탄 동부 섬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통과했다. 신문은 또 산수도 이전은 울창한 숲만 있고 도시 인프라가 전혀 없는 제로 상태에서 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수도 이름은 ‘군도’를 의미하는 ‘누산타라(Nusantara)’로 수도 건설이 계획된 지역은 면적이 도쿄보다도 더 큰 약 256,000 헥타르에 이른다. 수도 이전 계획은 2045년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 공무원과 그 가족을 포함한 150만 명이 이주할 것으로 추산된다.

수도 이전 사업의 가장 큰 과제는 총 466조 루피아(약 39조 508억 원)가 소요되는 비용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해당 비용이 중국 지원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누산타라가 ‘신 베이징’ 된다고 경계한다. 즉, 현재 중국이 고속철도 건설 등 분야에 침투하면서 앞으로 인도네시아가 중국에 더욱더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수도 건설에 중국 자본이 침투할 것이라는 예측은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이는 중국의 소위 ‘일대일로’ 정책 드라이브와도 무관하지 않다.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 사업과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 사업으로 구성된다. 중국을 중심으로 육·해상 실크로드 주변 60여 개국을 포함한 거대 경제권이 구성되는 것이다. 중국은 참여 국가 고속 철도망을 통해 중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고 대규모 물류 허브 건설, 공항 및 항만, 에너지 기반시설 등을 건설한다.

하지만 일대일로 사업이 개발도상국을 중국에 종속화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그간 일대일로 사업을 벌이면서 개발도상국에 재무 상태와 관련 없이 퍼주기식 대출을 해줬다. 대출금이 아프리카 국가들 채무 5분의 1을 차지하자 중국은 갑자기 돈줄을 죄고 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일대일로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에 참여하면서 자국 내 인프라 건설 자금 약 80%를 중국을 통해 조달했고 늘어나는 대출 이자로 인해 상환에 대한 부담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파키스탄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미얀마 등도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지금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전례들이 많아 대부분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제2의 파키스탄화되어 중국에 종속화될 것을 우려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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