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기축통화까지는 아직 멀어"

중국의 위안화는 2015년 국제통화기금(IMF) 집행이사회의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된 통화로 부상했다. 당시 중국의 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2위로 올라섰고, 세계 시장에서의 결제 비중도 5%를 넘었다.
하지만 중국 위안화는 아직 기축통화가 아니다. 다만 중국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기축통화 지위를 넘보고 있다고 지난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 유로존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다음으로 전 세계 국제결제 비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차지하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18일 중국 관영매체 따르면 국제금융통신망을 의미하는 스위프트(SWIFT)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국제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전월 대비(2.7%)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에 이어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달러화, 유로화와 함께 기축통화로 여겨지는 일본 엔화(2.79%)를 앞지른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역에서 위안화 사용이 증가했고, 특히 러시아와의 에너지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한 점도 주요한 증가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위안화 결제액은 전월 대비 11% 증가한 반면, 나머지 통화는 6.48% 감소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전 세계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 유럽 등과 비교해 코로나19 상황을 잘 통제하면서 생산과 수출 재개에 들어갔고 대미 무역적자를 더 늘렸다.
왕유신 중국은행 선임연구원은 “국제결제에서 위안화 비중이 높아진 것은 세계무역에서 중국의 역할이 더 커진 것과 관련이 있다”며 “달러화 가치 변동성이 커진 것과 달리 위안화 환율은 안정적이고 이는 국제 투자자들이 국경무역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제규모에 비해 위안화 영향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미국이 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4%로 달러화 결제 비중은 약 40%에 이르는 반면, 중국은 전 세계 GDP에서 17.9%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결제는 3.2%에 그쳤다.
장춘 중국 고급금융대학원(SAIF) 교수는 “현재 위안화 결제 비중은 중국 경제 규모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러한 불일치는 중국 기업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중국 국민들도 다른 국가에 투자할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금융전문가들은 위안화 결제 비중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기축통화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