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박 급증으로 오징어 어획량도 급증 추세
SPRFMO의 방관적인 자세에 대해 미국 과 유럽의 환경보호론자 강력 반발

남미 해안에서 중국 국적 선박의 급증과 함께 '무자비한 오징어 잡이'가 이슈가 되고 있다. 중국의 원거리 물낚시 선단의 활동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남아메리카 공해상에서 위협받는 오징어 자원보호를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은 남태평양 지역어업관리기구(SPRFMO)발표를 인용, "남태평양의 중국 국적 선박은 2009년 54척에서 2020년 707척으로 13배 급증하면서 중국의 오징어 어획량은 2009년 7만t에서 2020년 35만8000t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에 본사를 둔 남태평양 지역 어업 관리 기구, 즉 SPRFMO는 남아메리카 서부 해안에서 보존과 지속 가능한 어업을 보장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에쿠아도르 등 남미 국가들과 유럽연합(EU)은 28일(현지 시각) 끝난 SPRFMO 연례회의에서 모든 선박에 2028년까지 참관인을 태울 것을 요구하면서 불법적인 조업, 규제된 불법 도구 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다에서 조업한 어획량은 필히 항만에서 어획량을 내릴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중국을 겨냥하여 잡을 수 있는 오징어의 양을 제한하자는 제안도 경쟁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비공개 회의에서는 제안된 조치들이 하나도 채택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결국 지구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공해상에서 조업 제한을 추진해온 미국과 유럽의 환경보호론자들과 일부 수산물 수입업자들의 노력이 좌절되었다.
한편 멕시코, 칠레, 페루, 에콰도르의 오징어 산업 대표들로 구성된 단체 칼라마수르는 4일간의 가상 회의에 참관인으로 참석해 SPRFMO가 불법 조업 규제 관련 '비협조적' '비적극적'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이런 상황은 결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생물학자들은 과거 아르헨티나, 멕시코, 일본해 등에서 오징어 자원이 사라진 사례를 들면서 남아메리카 서부 해안에서 발견되는 영양분이 풍부한 훔볼트 오징어를 무자비하게 잡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도 AP통신과 스페인어 방송인 유니비전은 무법천지였던 이 지역의 불법조업과 노동력 남용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중국 국적 선박의 실태에 대해 밀착 취재 한바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